[행복칼럼] 하나님을 배경 삼는 자

등록날짜 [ 2021-10-20 05:47:57 ]

#1. 인간의 아픔: 이 세상을 살아가며 마음 시리도록 아픈 것은 누구에게 도움받지 못한 채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들이다. 부모 없이 고아로 살아가는 힘겨운 삶, 경제적 뒷받침 없어 뜻을 이루지 못하는 꿈, 정치적 인맥이 없어 무너지는 목표, 무엇인가 큰 프로젝트로 성공할 수 있는데 밀어 주는 배경이 없어 물거품이 되는 좌절, 앞길이 훤한데 징검다리가 없어 곁길로 빠지는 젊은이의 의지, 분명한 실력은 있으나 밀어 주고 끌어 주는 힘이 없어 기회를 놓치는 절망 등.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배경과 백이 없다는 것이다.


#2. 시편 18편 1~2절: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시편 기자가 신앙 고백한 내용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나님이 나의 백이시다”다. 하나님 백으로 사는 것이리라!


#3. 위기 앞에: 80년대 초 미국에서 석사 공부를 마친 후, 박사 공부를 앞두고 잠시 귀국했을 때, 한국 사회는 민주화의 물결 속에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때 나는 너무나 무력한 내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몰랐고, 무력감은 나로 하여금 10일간 금식기도 할 기회로 내몰았다.


조용하다는 한 기도원으로 들어가 나 자신과 씨름을 시작했다. 내 생애에 처음 하는 긴 금식은 정말 힘이 들었다. 셋째 날부터는 배가 고파서 기도할 수 없었고 먹을 것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기도원 독방 구석에 처박혀 억지로 기도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기도가 되지를 않았다. 그저 서너 가지 기도문을 노트에 적어 놓고 “하나님 이거요. 하나님 저거요”라며 겨우 몇 번을 되뇌다 잠에 들곤 했다.


그런데 9일째 저녁이었던 것 같다. 늦은 시간이었다.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요란하더니 어느 교회 성도들이 산으로 올라가서 기도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기도 내용을 귀 기울여 들어 보니 “하나님 아버지, 이 나라를 어떻게 하시렵니까!” 뜻밖에 나라와 교회를 위해 간곡하게 기도하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4. 기도의 경험: ‘저렇게 기도하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 대한민국은 망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면서 방 안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나도 모르게 부르짖어 기도했다. “나라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 소리 내어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기도가 확 열리면서 요한계시록 4장, 5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보좌를 흔드는,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깊은 기도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기도는 내 생애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직통하는 듯한 기도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깊은 그리고 간절한 기도를 하는 가운데 생명을 거는 결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하나님의 나라와 주의 복음을 위해, 진리를 위해, 교회를 위해 내 생명을 바칩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능력(Power)과 힘(Energy)이 나를 가득 채우는 체험을 했다. 이후 나도 성도들이 있는 산으로 올라가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고 거의 날이 새도록 기도하던 성도들이 내려가는 틈새로 나도 내려와 방으로 왔다. 기쁨이 충만했다. 세상이 무척 환하게 보였다.


#5. 응답의 확신: 그리고 마지막 10일 째 오후 시간, 산으로 올라가서 혼자서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지는데 어마어마한 크고 넓디넓은 ‘강철(쇠판 바윗돌) 같은 힘(Divine power, energy)’이 내 마음에 가득 차는 듯하면서 엄청난 충만함과 기쁨이 솟아올랐다. 동시에 내 마음에 울려 퍼지는 소리가 진동했다. 간단한 문장이었다. 하나의 글자가, 문자가 뚝뚝 떨어지듯 박혔다. ‘하나님의 백으로 살아라! 하나님의 배짱으로 살아라!’ 마음을 울리며 압도하는 단어요, 영혼과 몸 전체를 울리는 음성이었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감, 자존감이 생기며 영적 능력(Spiritual Power)이 느껴졌다. 시편 18편 기자의 고백과 정말 똑같은 체험이었다.


나는 이 하나님의 백으로 살아가고 있다. 교수로서, 총장으로서, 한국기독교학회장으로, 담임목사로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하나님의 백을 믿고 하나님을 믿는 배짱으로 감당하며, 그 약속과 그 말씀으로 살아왔다. 든든한 힘이 나를 지키고 이끌어 간다고 믿는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 하나님의 자녀들은 모두가 이 자존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내 경험을 여러분의 체험으로 받아들이고 체험했으면 한다. 이게 영적 세계, 신앙의 세계다. 여러분도 ‘하나님의 백’과 ‘하나님 배짱’으로 오늘 형편을 이겨 나가기를 간곡히 권한다. 여러분에게는 바로 이 하나님의 백과 하나님의 배짱이 있다. 모든 일에 사용하시라. 하나님 자녀의 자존감은 바로 하나님의 자존심이기에 여러분은 승리해야 하고, 승리할 수 있다.


그래서 바울 사도도 외쳤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 그 하나님은 과거에 나를 사랑하셨고, 지금도 사랑하시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신다. 여러분은 십자가로 용서와 자유를 얻게 된 하나님 자녀요, 영원한 영생을 누릴 하늘나라 백성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믿음의 배짱을 주셨으니 더는 문제가 아니 된다고 선포하시라.



/최종진 목사

前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前 한국기독교학회장


위 글은 교회신문 <7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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