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기도하고 기다리며 주님처럼 사랑하고 섬기려고 마음 쏟아
박찬열 교사(고등부)

등록날짜 [ 2022-05-12 17:31:19 ]



어린 시절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났으나, 학창 시절에 다가온 세상 유혹은 너무나 달콤했다. 신앙생활에 마음을 쏟지 못한 채 세월을 낭비하곤 했다. 뒤늦게라도 깨달은 것은 감사하나, 내 인생에 한 번뿐인 귀한 시기를 허송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워 ‘우리 학생들은 나처럼 소중한 시절을 놓치지 않았으면…’ 소망하며 고등부 교사에 지원했다.


지난해 초임 교사 때는 학생들 마음 문을 열려고 친교를 나누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레크리에이션도 자주 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에 아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러나 열렬한 호응은 금세 수그러들었다. 얼마 후 학생들은 연락이 잘 안 되고 교회에 오더라도 시큰둥했다. ‘아! 학생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려면, 또 우리를 죄에서 사망에서 지옥에서 구원해 주신 예수 피의 은혜에 감사하는 자로 변화되려면 어떤 수단보다 결국 기도와 말씀밖에 없구나!’


하루는 금요예배 후 안디옥성전에서 철야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물으셨다. ‘네 반에서 지금 천국 갈 아이들이 얼마나 있느냐’고….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아이들을 주님 심정으로 섬기지 못하고 믿음으로 잘 이끌지 못해 송구했고, 그날 내 눈에서는 회개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


그 후 신앙노트를 작성했다. 주일예배 설교 말씀을 요약해 적은 후, 말씀 아래에는 담당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진실하게 써 내려갔다. 지금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이 노트를 본다면, 그 안에 담긴 말씀을 읽으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달받으리라는 마음에서였다. 회계연도를 마치는 날, 우리 반 아이 모두에게 선물로 나눠 주었다. 또 매주 영상 편지를 제작해 성경 구절을 읽고 간증하는 모습을 촬영해 아이들 SNS로 전송해 주기도 했다.


올해 고2인 수연이는 내가 담당하던 1학년 당시 연락이 잘 안 되고 예배에도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2학년이 되면서 충성도 열심히 하더니 예배 때마다 하나님께 진실하게 예배드리며 신앙생활을 잘 하는 아이로 변했다. 하루는 2학년 담당 교사를 통해 수연이가 신앙 노트를 읽고 엄청 감동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지난해 전해 준 신앙노트 글에는 수연이에게 연락이 닿고 예배드리러 교회 오던 날의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연아, 오늘 연락돼서 너무 기뻤어. 수연이가 예배드리러 오도록 선생님이 그동안 얼마나 기도했는지 몰라.” 수연이의 믿음이 성장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서 기뻤다. 다 주님께서 하신 일이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시기까지 나의 죄를 대속해 주신 은혜, 어찌 그 큰 은혜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복음에 빚진 자로서 나도 예수 복음을 전해야 하기에, 죄 아래 사는 이들을 살려야 하기에 교사로서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귀한 청소년 시기에 예수님을 만나는 값진 경험을 하기를, 그리하여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예수님의 심정을 헤아리고, 그 말씀을 따르며 세월을 허송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우리를 살리시려고 십자가에서 피 흘리신 예수님의 뜨겁고도 진실하신 사랑을 전하는 일에 부족한 자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다. 이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주님께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박찬열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7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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