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와 함께하는‘성서의 땅을 가다’(209·上)] 시므온 지파 성읍 ‘브엘세바’

등록날짜 [ 2021-06-11 20:52:16 ]

이스라엘 최남단 사막 지역
시므온 지파에게 분배돼
아브라함·이삭이 거주한 곳
하나님 축복해 우물물 풍족


윤석전 목사: 시므온(Simeon)은 야곱의 둘째 아들로 야곱은 그를 ‘잔인한 혈기를 가진 자’라고 책망했습니다. 시므온 지파가 할당받은 땅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농경지와는 달리 이스라엘 최남단 ‘네게브 사막(Negev)’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저버리지 않으셨는데 시므온 지파의 땅에는 청동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구리가 엄청나게 많이 매장되어 있었습니다. 시므온 지파의 땅 중 대표적인 성읍 브엘세바(Beersheba)로 가 보겠습니다.



구약시대 아브라함은 75세에 하란을 떠나 가나안에 도착했고, 세겜과 벧엘을 거쳐 브엘세바에 이른다.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약 85km 지점에 있는 브엘세바는 네게브 광야의 중심지로 당시 헤브론과 애굽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연강 강우량이 200㎖밖에 되지 않아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었는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머문 이 땅에 샘을 주셨다. 현재도 당시 물을 저장하던 물 저장소가 남아 있다.


이곳에서 아브라함은 약속의 아들인 이삭을 낳았고, 그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예루살렘의 모리아산(Mount Moriah)으로 향했다. 그런 이유로 이삭의 이야기가 담긴 이삭의 우물(Isaac’s Well)이 남아 있다. 이후 시므온 지파에게 분배된 브엘세바는 자기 백성을 위해 먹을 물을 보관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땅이 되었다.



<사진설명> 브엘세바 신도시에서 5km 떨어진 텔 브엘세바(Tel Beersheba) 유적지.  시므온 지파는 이스라엘 최남단 거주지, 브엘세바를 비롯해 메마른 사막의 조그만 성읍들을 분배받았다.



<사진설명> 시므온 지파와 유다 지파가 분배받은 땅.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85km 지점에 있는 브엘세바는 네게브 광야의 중심지로 헤브론과 애굽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 역할을 했다.



윤석전 목사: 시므온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시므온은 야곱이 레아에게서 낳은 둘째 아들입니다. 시므온이라는 이름은 ‘듣다’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에서 나왔습니다. 레아가 시므온을 낳으면서 “하나님께서 나의 고통 소리를 들어주셨다”고 말했는데, 레아가 라헬에 밀려 야곱에게 사랑받지 못했으나 그 고통을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야곱이 세겜에서 살 때, 외동딸 디나가 그 땅의 추장 세겜에게 겁탈당하는 불행한 일(창34:1~2)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야곱은 세겜 사람 모두가 할례를 받으면 디나를 아내로 내어줄 수 있다고 협상을 벌여 할례를 받게 합니다. 할례를 받은 세겜 사람들이 며칠간 고통 속에 있을 때, 시므온은 그의 동생 레위와 함께 그들을 찾아가 다 죽여 버리고 디나를 찾아옵니다.


이 일로 야곱은 시므온의 잘못을 책망합니다. 이는 시므온을 향한 야곱의 유언 같은 예언에도 잘 드러나 있는데 “분기가 맹렬하니 저주를 받을 것이라 내가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으리로다”(창49:7)라는 저주와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그 말씀대로 시므온 지파는 훗날 유다 지파에 흡수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윤석전 목사: 시므온 지파의 영토가 어디였는지 궁금합니다.


홍순화 교수: 시므온 지파와 인접한 유다 지파는 남북으로 이집트 접경 지역에서 예루살렘까지, 동서로는 지중해와 맞닿은 곳부터 사해 서쪽까지 넓은 지역을 분배받습니다. 반면 시므온 지파는 참으로 거칠고 적은 땅을, 그것도 유다 지파의 기업 중에서 재분배 받습니다. 유다 지파가 받은 성읍이 120개가 넘는데, 시므온 지파는 17개밖에 없었습니다. 거친 남방 사막의 웬만한 분들이 알지 못하는 조그만 성읍을 분배받습니다.


윤석전 목사: 시므온 지파의 성읍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이고 어떤 곳인지 설명해 주세요.


홍순화 교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곳은 브엘세바밖에 없습니다(창26:32~33). 브엘세바는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85km 정도 떨어져 있고, 남북과 동서를 관통하는 도로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남부의 중심 도시였습니다. 건조한 지역에 비가 내려 일시적으로 발달하는 하천을 ‘와디(wadi, 히브리어로 ‘나할’)라고 하는데 브엘세바에는 ‘나할 브엘세바’와 ‘나할 헤브론’이라는 두 강이 지나고 있습니다. 또 브엘세바는 해발 300m 정도 되는 평탄한 지역으로서 사람이 살 수 있는 남방한계선의 중요 도시였습니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말할 때 ‘단에서 브엘세바까지’라고 말합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와 아브라함의 관계를 말씀해 주세요.


권혁승 교수: 아브라함은 자신을 “나그네요 우거한 자니”라고 소개합니다(창23:4). 나그네는 히브리어로 ‘게르’입니다. 게르는 당시 이방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이라는 뜻으로 본토 사람이 아니기에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주변을 떠돌아다닌다는 의미였습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정착해 살았다기보다는 일정기간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엘세바에서 아브라함이 한 일 중 하나는 우물을 파는 것이었습니다. 우물은 중요한 재산이었는데, 아브라함이 힘들게 판 우물을 블레셋 왕 아비멜렉의 종들이 빼앗으려 합니다. 그때 아브라함이 암양 7마리를 주면서 자신이 우물을 팠다는 증거를 삼습니다. 자신의 소유인데도 그것을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암양을 주면서 협상하는 것은 여유 있는 자세일 것입니다.


또 하나는 에셀나무를 심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른 것입니다(창21:33). 아브라함은 떠돌아다니는 인생이었지만 가는 곳마다 제단을 쌓거나 에셀나무를 심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예배 중심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장소입니다.


윤석전 목사:  아브라함과 이삭 부자 그리고 블레셋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권혁승 교수: 아브라함이 자기가 판 우물인데도 아비멜렉에게 암양을 주면서 자기 소유권을 확인한 것을 보셨습니다. 이삭도 이곳에 살면서 블레셋 사람들과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삭은 아버지가 판 우물을 빼앗겼지만, 저항하지 않고 다른 곳에 가서 또 우물을 팝니다. 그렇게 세 번이나 빼앗기는데도 이삭은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달라고 하면 줍니다. 마지막에 판 우물이 르호봇(Rehoboth)인데 그 이름이 ‘넓은 곳’이라는 뜻입니다(창26:22). 르호봇에 우물을 파자 더는 빼앗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평화가 승리를 가져다주었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에 가보면 땅이 비옥해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인가요?


홍순화 교수: 블레셋 평야의 연결 지점의 비옥한 땅을 보면서 전쟁이 많이 일어날 조건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비옥하고 좋은 지역은 탐내는 사람이 많아 어려움을 당하지만, 유다 지파의 땅은 거칠고 만족스럽지 못해도 보호받는다는 양면성을 알 수 있습니다.


윤석전 목사: 브엘세바의 서쪽 네게브 사막에 시므온 지파의 또 다른 성읍 사루헨(Sharuhen)으로 가 보겠습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70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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