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제 1차 중고등부 동계 성회가 수원흰돌산 수양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성회의 문화행사인 달란트대회는 1월 15일(수) 참석한 500여 교회 중 예선전을 거친 45개 팀에서 본선 진출 11개의 팀으로 경합을 벌이며 성대히 막을 올렸다. 달란트 대회에 출전하는 팀들은 개 교회에서 이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길게는 몇 달씩 함께 모여 연습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성회에 참석하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관심은 대단히 크며, 수천 명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형 무대에 올랐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세상의 대중문화에 푹 빠진 우리의 학생들을 기독교 문화의 공간으로 이끌고, 학생들이 개 교회로 돌아가서 그들 자신이 대중문화에 전혀 뒤지지 않는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자부심과 역량을 키워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매 성회 때마다 달란트 대회를 열고 있다.
대상을 수상한 팀은 연세중앙교회의 중등부 뮤지컬 ‘주님과 같이’ 였다. 뛰어난 연기력과 출중한 표현력으로 마치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의 경지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타락한 청소년들의 실상을 시청각 매치로 보여주고 동시에 조명을 컷 아웃시켜 장면 이동하여 몸짓과 현란한 동작으로 스토리를 전재해 나가고 선생님의 중보 기도로 돌아오는 학생들의 회개하는 모습을 독백과 군무로 처리하였다. 단지 아쉬운 점이 종횡무진 채워지는 무수한 움직임들이 하나의 의도된 주제와 그다지 의미 있게 융합되지 못한 것 같은 극적 단절감이다. 그것은 하나의 극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옴니버스형 짧막한 드라마들을 엮어놓은 기분이랄까. 그러나 춤의 테크닉과 다이나믹한 역동성, 군무진의 통일성, 컨셉에 맞는 의상과 안무는 수준급이었다.
금상은 전북 익산시 이리남중교회의 워십 ‘너의 형질 이루기 전에’ 라는 작품이었다. 송정미의 깊은 호소력의 찬양으로 시작하는 뛰어난 곡 선택 만큼이나 잔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정적인 워십과 동작과 동선 하나 하나까지 곡의 내용을 충분히 잘 묘사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많이 준비한 듯한 의상이 작품 이미지와 부합되지 않고 주로 동작이 상반신과 손동작위주로 극적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은상은 충남 보령시 한내성결교회의 남성 듀엣의 ‘하늘소망’이라는 찬양을 부른 팀에게 돌아갔다. 남성다운 파워는 부족했지만 깨끗하고 맑은 보이스칼라가 돋보였다. ‘어떤 시련이 와도 두렵지 않네’라고 호소하는 찬양가사처럼 하늘에 소망을 두고 나아가는 믿음의 대화를 찬양으로 화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동상을 수상한 충북 청주시 동산교회는 자그마치 29명의 대군단이 등장하는 이색적인 합창 “복음의 씨앗”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시작하는 오프닝부터 엽기적인 율동과 표현으로 주도하여 탄탄하고 창의적인 구성력 있는 일종의 율동합창이었다. 다소 아쉬움이라면 뛰어난 구성력에 비해 통일성 있는 동작 표현이 부족했고 주제인 복음의 씨앗이 크게 어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려상은 부산시 부광 교회에서 올려진 여성듀엣 ‘주의 성실하심을’이라는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렸다. 맑고 아름다운 음색을 가진 이들은 소프라노와 앨토의 앙상블로 주님의 성실하심을 찬양했는데 조금 덜 긴장했더라면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을 텐데하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달란트 대회에서 또 하나 주목하고 싶은 점은 순위에 오르지 않았지만 경기도 평택시 금곡교회의 ‘난타’ 같은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는 독창성이다. 비록 동상에 머물었지만 동산교회의 드라마 같은 ‘개그합창’을 펼친 창의성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소 워십 위주의 달란트 대회에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실험정신은 기독교 예술분야가 개척하고 발전시켜야하는 중요한 시대정신이다.
흰돌산 수양관에서 개최되는 중고등부성회 달란트 대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의 열의와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학생들이 세상의 문화 매체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저질렀던 죄를 말씀을 통해 깨닫고 회개함으로 그들의 영혼이 주님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울 때에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거룩하고도 열정적인 몸짓이었기에 그 감동은 더하는 것 같다.
세상의 예술문화는 최첨단의 기술적인 도약과 성장을 가져왔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사회 경제적 비전과 예술의 부흥은 분리되어 온 적이 없다. 기독교 문화와 기독교 세계에서도 세상 어디다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작품성, 예술성, 영성이 겸비한 생명력 있는 작품이 속출되어야하지 않을까. 진부함은 창의력과 독창성 앞에 무너진다. 앞으로 우리 교회 달란트 대회에서도 좀더 독특한 장르개발과 창의적인 실험정신으로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갈 미래의 꿈나무들이 더 속출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