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린 발자취를 찾아’
등록날짜 [ 2004-01-15 12:13:12 ]
펜윅과 그의 약혼녀는 조선 땅으로 복음을 전하러 갈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한다. 펜윅은 꼭 가야한다는 주장이었지만 약혼녀는 조선을 식인종의 나라로 알고 있었기에 완강히 반대한다. 결국 펜윅은 약혼녀를 포기하고 조선 땅을 밟는다. 성극의 막은 이렇게 시작된다.
선교를 위해 철저히 조선인이 되고자 했던 그는 조선인의 의복을 입고 예수를 전하다가 길바닥에서 쓰러지지만 사람들은 그를 외면하고 등을 돌린다. 그는 오직 예수만을 전하기 위해 조선땅에 들어왔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핍박과 천대 속에서도 병든 자를 고치며 귀신들린 자를 고쳐준다.
이것이 사역의 시발점이 되어 예수를 서양 귀신으로 알고 있던 조선인들을 예수쟁이로 만들어낸다. 한국침례교단 최초의 순교자인 박노기, 최응선, 신명균 전도사가 바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초대교회 제자들과 같은 수많은 이적이 잇따른다. 펜윅은 노쇠해가지만 그가 심은 씨앗은 열매가 되어 무당과 온갖 잡신을 숭배하고 있던 한국 사람들을 예수 믿는 사람들로 변화시킨다. 성극은 일본이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체포하여 갖은 고문을 가하는 과정까지 다루었다. 최응선, 신명균 전도사는 “예수를 부인하라”는 일본인들의 총칼 앞에 칼로 살점을 도려내는 극한 고통 속에서도 “예수는 우리 왕이다”라는 신앙고백과 함께 자신들을 고문하던 일본인들에게 예수를 믿으라는 한마디를 남기며 숨을 거둔다. 예수를 믿는 믿음은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그들은 죽음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번 성극은 아마추어 배우들이 만들어 낸 순수창작품이다. 연세중앙교회에 온 지 수개월에 지나지 않은 지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들어낸 것이다. 눈물과 콧물을 쏟으며 진실한 마음으로 예수를 시인했던 순교자들의 고백은 단지 연기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전해주시는 담임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했다고 고백하는 청년들은 그들이 받은 은혜를 성극을 통해 그대로 쏟아 놓은 것이다.
펜윅 선교사는 1889년 26세의 나이로 조선에 들어와 처음 침례교회를 세우면서 조선인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나는 죽어도 너는 살아야 한다’는 순교정신만을 가지고 와서 복음을 전했다.
이번 신입국 성극의 흐름은 초지일관 펜윅이 가진 그 예수의 정신을 잘 표현해 주었다. 작년 청년회 문화부에서 보여준 뮤지컬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에 이어 이번 신입부에서 보인 ‘피흘린 발자취를 찾아’도 이 시대 기독청년들에게 순교정신이라는 강렬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이라크 전에 뒤이은 북핵문제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이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속에서. 맛을 잃지 않은 소금이 되기 위해, 푯대를 향해 끝까지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생명 밧줄은 오직 예수라는 것. 이것을 이번 성극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