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가을, 지난 9월 7일 오후 3시 30분, 본교회 예루살렘성전에서는 추수감사절 축하행사로 가을음악회가 ‘아파르 코마이’란 부제 아래 올려졌다. 섬세함과 화려함이 어우러진 무대와 조명, 의상과 메이크업, 그리고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소리를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음향과 방송, 이 모든 것이 성악가들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어울려, 각자의 가진 것들을 꽃피우고 열매 맺는 귀한 시간이었다. 오르가니스트 심정은 교수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 ‘온천하 만물 우러러'로 시작한 음악회는 서울대 성악과 박현재 교수와 윤미정 자매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오페라 아리아와 찬양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윤승업 지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되었다. 임청균 교수의 ‘나는 기꺼이 죽으리’(돈 까를로)로 아리아의 첫 곡이 시작되었다.
지난 3월의 퓨전음악회에서 투우사의 노래로 우리 교회 성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임 교수는 등장에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고, 그 특유의 풍성한 소리와 연기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어 유홍준 교수는 아리아 ‘르시드'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였는데 그의 미성과 함께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이는 은혜로운 무대를 선사했다. 음악회의 분위기가 조금씩 고조되어 갈 즈음 박현재, 이세이 교수의 듀엣으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잇’이 이어졌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불리워진 이 사랑의 노래는, 어느 뮤지컬 가수에 의해 불려질 때보다도 이날의 무대에서 빛을 더했다.
그 후 정현수 교수의 ‘네순도르마’가 이어졌는데 요즘 여러 곳에서 들려지는 이 명곡이, 정다운 우리 성악가에 의해 불려지자 그 환호가 더욱 대단했다. 뒤이어 박현재, 이세이 교수의 듀엣, 나비부인의 ‘날 사랑해 주세요'에서는 두 성악가의 성량과 음악성이 유감없이 표현되었고,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역량이 돋보인 연주였다. 다른 어떤 곡보다도 규모가 크고 어려운 곡을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으로 연주를 해내었다는 데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테너 정현수 교수와 조정선 교수의 ‘축제의 노래’는 우리 귀에 익은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으로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간주 중 두 성악가의 짧은 왈츠율동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과 미소를 자아내었다.
바로 이어진 2부 찬양 순서로 임청균교수의 ‘나는 가리라'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연주되었고, 이어서 원영경 교수의 ‘내 영혼이 은총 입어'(박귀배 작곡)가 올려졌다. 창작곡의 낯설음도 뜨거운 은혜의 열기에 녹아 마음을 열고 그 음악에 젖어드는 시간이었다. 원 교수와 임 교수의 듀엣 ‘나', 박 교수의 ‘내가 영으로'를 통해 계속해서 성도들에게 은혜를 더하였고, 마지막 순서로 전 출연진이 등장하여 ‘살아계신 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성악가들의 앙상블로 최고의 사운드를 선보인 이번 축제는 감동의 여운이 앵콜공연으로 이어져 모든 성악가들이 ‘주기도문’을 열창하며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연주는 클래식의 지루함을 최대로 지양하고 누구나 공감하는 재미를 주어 은혜를 더하는 알찬 시간이 되었다. 이러한 열매의 뒤에는 그 시간을 위해 준비한 모든 손길들과 마음들이 귀중한 씨앗이 되었을 터이다.
특히 오케스트라의 발전된 모습이 한층 돋보인 연주였는데 자원하여 함께 연주했던 세종대 학생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성악가들의 화려한 무대 매너 또한 이번 연주에서의 다른 점이었는데, 좋은 음악을 선사하면서도 항상 노력하는 우리 성악과 교수들에게 사랑의 박수를 보낸다.
사랑과 화합으로 하나가 된 열매를 받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14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