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주일날, 주일학교에서는 ‘연세어린이 달란트 축제’ 한마당을 예루살렘성전에서 열었다. 2004학년도 한 해 동안 주일학교에 은혜 베풀어주신 하나님께는 감사를, 어린이들에게는 소망과 꿈을, 초대된 학부모님들과 교사와 학생들에겐 하나 되는 공동체 의식을 돈독히 하는 일석삼조의 잔치였다. 특히 새신자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달란트 발표 한마당을 통해 생명의 말씀으로 자라가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하나님과 학부모에게 보여드리고, 불신자 학부모를 초대해 복음을 전하는 데도 주력했다.
모두 14개 팀이 참가했는데 그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다. 주일날이면 신입반 교사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챙겨오는 아이들이라 모여서 연습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게다가 남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거나 어색해하는 아이들을 연습시키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또 14개 팀이 동시에 연습을 하려다보니 장소가 없어서 교회 구석구석에서 연습해야 했고, 피아노가 모자라 때론 생음악으로, 때론 손바닥 박자로 댄싱을 준비하기도 했다.
가능한 한 많은 어린이들을 참여시킨다는 취지였기에 수십 명씩 출전하는 학년에서는 도무지 연습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학원 갔다 밤늦게야 틈이 나는 아이들, 집이 멀어서 부모님과 교사가 번갈아 차에 태우고 오가야 하는 아이들, 중간 중간 배고프다고 소리 지르는 아이들의 배를 채워 줘야 하는 것도 담당교사들의 몫이었다.
아무도 축제다운 축제가 예루살렘 성전 강단에 올려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사들은 기도하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하나님의 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 달 전부터 시작된 간절한 기도는 행사 하루 전날까지 계속됐다.
드디어 연세어린이 달란트 축제 날!
성전 안팎은 풍선 장식으로 온통 축제의 물결이 일렁거렸고, 예루살렘 성전에는 전쟁을 앞둔 듯한 어린 군사들의 긴장과 준비 찬양의 뜨거운 열기가 조화를 이루며 웅장한 작품의 서막을 열었다. 서서히 학부모들의 발길이 잦아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성전이 꽉 차고 2층까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신입반의 찬양 율동을 비롯해 장구춤, 소고춤, 바이올린 연주, 난타, 댄싱, 무용, 태권무, 워십, 찬양 메들리에 이르기까지 14개의 작품이 하나하나 올려질 때마다 우리 모든 교사들은 울고 있었다. 지난 여름 내내 전도하고 기도하고 연습시켜서 맺어진 열매이기에 교사들의 기억속엔 그 모든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에 감사드리는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재학생들이 아니라 이제 갓 등반한 아이들을 중심으로 준비한 달란트 축제라 많은 염려가 됐지만 그 염려는 한갓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작품 하나하나가 끝날 때마다 환호와 격려의 박수가 장내를 압도했다. 역시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확신과 믿음을 갖게 된 축제였고,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하나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이번 달란트 축제의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자연스럽게 불신 부모를 향한 전도의 장이 열렸다는 것이다. 아이들만 교회에 나오면 그들이 정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이번 축제를 통해 부모님들께 예수를 전해 이들이 주님의 일군으로 자라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내년도에는 연세어린이 달란트 축제를 상하반기 2회로 나누어 개최할 계획이라니 더 다양하고 풍성한 달란트로 하나님께 영광돌릴 것을 기대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6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