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가 있고 지팡이가 있지만, 어린아이 같은 웃음과 새색시 같은 수줍음이 있는 곳. 인생의 고지에서 서로 보듬어 섬기는 할머니들의 사랑방을 들여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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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 따뜻한 데로 와.” 아랫목을 내주는 ‘정’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는 경로실은 최옥순 회장(69세)을 비롯하여 이희성 부회장(87세), 최순민 총무(83세), 그 외 90세 전후의 할머니들이 혼잣몸도 버거운 나이에 서로 부축하고 끌어주며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는 곳이다.
도란도란 사랑방 이야기
“연희동에서 비가 샐 때는 사람들이 비를 피해 앉고 그랬거든. 망원동에서 노량진으로 옮겼을 때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하나님은 우리 목사님을 더 크게 써주셔서 이렇게 큰 교회를 주셨지 뭐야.” 교회 개척 때부터 다녔다는 장정순 할머니는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에 연신 감사를 내뿜는다. 기도하다가 천국가고 싶다는 장정순 할머니는 91세임에도 총명하다.
“아무리 고단해도 꼭 우리 딸하고 예배드리고 자요. 사람 보기에는 보잘 것 없고 못났어도 하나님이 사랑해 주시니 감사하지.” 7년째 경기도 용인에서 우리 교회를 다니고 있는 박갑열 할머니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주일을 준비하고, 예배를 마치고 집에 가면 밤 11시가 되는데도 하나도 피곤치 않다고 말씀하신다.
남묘호렌켄쿄를 16년 동안 믿다가 예수 믿은 지 2년이 조금 넘었다는 조정선 할머니는 마음에 평안을 찾았다. “교회에 나온 후에도 눈만 감으면 귀신들이 따라다녔어. 전도사님이 가르쳐 준대로 예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았더니 젊어서부터 아팠던 무릎까지 깨끗이 나았어. 이왕 예수 믿는 나하고 저하고 갈릴 바에는 딱 떼어 내버려야지. 요즘은 밤도 길어 자다가 몇 번씩 일어나 기도해."
“모두 함께 천국가요.”
“오늘 새벽 5시에 또 한 분이 천국에 가셨어요” 저녁예배 후 군산으로 조문예배 드리러 간다고 말하는 최옥순 회장 “이렇게 천국에 가시는 분들도 많지만, 한 해 동안 새로 오신 분들도 많아요.”
“회장님이 많이 고생해. 젊은 사람 같으면 그렇게 못해”라며 이희성 부회장이 말문을 연다. “나는 우리 교회 다닌 지 10년이 넘었지. 죽을 목숨 하나님이 살려줘서 이렇게 살아. 자식들은 안 믿는데 손녀딸이 믿음이 생겨서 다녀. 하나님이 나 끌고 다니라고 그거 하나라도 붙여주셨구나 생각 해.” 7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예수를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주님의 은혜라고 고백한다.
“병고침도 받고 말씀 잘 들을 수 있게 귀도 밝아졌으니 이제 건강한 몸으로 기도 많이 하다가 천국가야지.” 시계를 바라보던 최순민 총무가 눈인사를 하고 성전으로 향한다. 성전으로 가는 뒷모습 마저도 아름답다.
“모두 함께 천국가요. 그리고 우리 목사님 건강하시고 마지막 날까지 하시는 주의 일이 중단되지 않기를 위해 저희는 기도 밖에는 할 게 없어요."라고 마지막 당부까지 잊지 않는 최옥순 회장.
노인. 육체는 한없이 약하고 초라해보일지라도 백발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하나님이 계시고, 천국 갈 소망이 가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10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