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 최고] “구역모임이 마치 친정 온 것같이 푸근”

등록날짜 [ 2018-11-16 12:11:11 ]


구역식구들이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이옥자 집사, 임정자 성도, 박기임 집사. 앞줄 왼쪽 황용옥 집사.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는 이가 김희숙 구역장.


60~70대 어르신에 50대 구역장
서로 고민털어놓고 기도하다보니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사이가 돼
 
평균 나이 일흔, 그 나이 대 여성이라면 쉽게 외로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학교 동창이나 직장 동료는 세월이 지나면서 만나는 횟수가 줄거나 아예 연락이 끊겼고, 자식들도 분가해 가족 간의 만남도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예수 안에서 한 구역식구로 맺어졌다면 얘기는 완전히 다르다.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금요일이면 일 년 중 한 주간도 빼놓지 않고 예배드리는 우리 교회 특성상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서 예배드리고,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 모습에서 신뢰가 쌓이면 자식에게도 못 털어놓은 속사정을 건네며 중보기도 하는 ‘절친’이 된다. 
오류15구역 식구들도 그런 사이다. 금요일 오후 2시30분, 50대 구역장 김희숙 집사와 60~70대 어르신 4명이 모여 예수의 십자가 보혈을 찬양하며 구역예배를 드린다. 예배 후엔, 한 주간 경험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고, 집안 사정이나 고민을 주님께 고백하듯 털어놓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다 보니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다. 
‘먹고살기 바빠서…’라는 핑계로 자기 부모에게도 관심 두는 일이 적어진 요즘 세태에 김희숙 구역장은 구역식구 할머니들을 친부모처럼 챙긴다. 

구역장 머릿속…
내 몸보다 구역식구 예배가 우선
“저희 구역은 다들 60~70대 어르신들이라 세심하게 섬겨야 합니다. 혹여 예배 시간 잊으실까, 지역기도 시간 잊으실까, 성회 때는 어디서 넘어지지 않고 교회에 잘 도착하셨는지, 밤길에 집에까지 잘 가셨는지, 세심히 확인하고 살펴봐야 마음이 놓여요.”(김희숙 구역장)
구역장의 살뜰한 섬김 덕분에 구역원들은 구역예배에 빠지기는커녕, 공예배며 기도모임이며, 우리 교회의 바쁜 믿음의 스케줄에 빠짐없이 참여한다. 그래서 기존 성도는 믿음이 성큼 성장하고, 새신자는 어느 틈에 교회에 정착해 믿음의 뿌리를 내린다. 
“구역장님 성화에 아무리 바빠도 구역예배에 빠질 엄두를 못 내요. 어디를 가더라도 예배드리는 날에 예배 시간 전에 꼭 돌아오고요. 처음엔 구역장이 자주 전화하지, 집으로 찾아오지 아주 귀찮았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챙겨 주고 세세히 하나님 말씀대로 교회 일정대로 살도록 안내해 주는 구역장님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천국갈 믿음으로 성장했겠나 싶어요.”(임정자 성도) 
올 3월에 오류15구역에 배속된 임정자 성도(63)는 3년 전 우리 교회에 등록했지만, 여러 사정과 환경 탓에 쉽사리 교회에 정착을 못 했다. 그러다 김희숙 구역장의 세심한 관심과 섬김을 받으면서부터 ‘구역예배’를 한주도 빠지지 않고 드리게 됐고, 이제는 삼일·금요철야예배와 매일 교회에서 저녁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하는 기도회까지 참가하며 하나님을 우선하는 삶을 살고 있다. 
 
주님 사랑으로 어루만지는 오류구역
중국동포 황용옥 집사(68)도 오류15구역을 만나 신앙의 열정을 회복했다. 중국에서는 나름 열심히 신앙생활 했으나 한국에 와서 간병인 일을 하면서 신앙생활이 주춤해졌다. 근무 시간이 길고 때때로 주일에도 환자를 돌봐야 해서 주일예배에 빠지기를 여러 번. 그러던 차에 딸의 인도로 연세중앙교회에 다니게 됐다. 윤석전 목사가 전하는 애절한 하나님 말씀을 듣고 보니 자신의 불쌍한 영적 처지가 깨달아졌다. 
‘돈 좇고, 육신의 편안함을 좇다가 내 영혼 죽게 생겼구나!’
그 길로 직업을 바꿔서 주일 성수를 철저히 하며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 비록 지금 하는 일은 몸이 고달프지만, 성령 충만하니 영혼은 평안을 누린다고 고백한다. 또 가족 같은 구역식구들과 함께하니 늘 삶에 활력이 넘친다고. 
오류15구역 식구들은 구역모임이 “친정집에 온 것같이 푸근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기임 집사(76)는 구역식구 누구의 말이든 진지하게 들어주고, 주님 심정으로 따뜻하게 다독여 준다. 이옥자 집사(73)는 구역식구들을 섬기는 손길이 늘 넉넉해서 사랑이 넘쳐 난다. 서로 삶의 환경과 처지는 다르지만, 주님 닮은 사랑과 섬김은 어쩜 그리 닮았는지, 오류15구역 식구들이 서로에게서 시골 외갓집에 온 따스한 정을 느낀다. 
가장 나이 어린 김희숙 구역장은 연세 많은 구역식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낸다. 
“이번에 제가 힘든 일을 겪을 때, 구역식구들이 가족처럼 중보기도 해 주어서 빨리 마음과 몸을 추스르고 회복할 수 있었어요. 늘 함께해 주는 구역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쌀쌀해진 날씨가 옷깃과 함께 마음마저 여미게 하지만, 오류15구역은 예수 피의 공로 안에 하나되어 따스한 섬김과 깊은 정으로 훈훈함이 감돈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9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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