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6-06 11:00:24 ]
요즘은 코로나19 탓에 함께 모여 구역예배를 드릴 수 없지만, 영혼 섬김의 최일선에서 애쓰는 구역장들은 금요일이면 구역식구들을 챙기느라 여전히 바쁘다. 주님이 우리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금요일이 되면 구역식구들이 예수 보혈을 찬양하면서 예배드리는지 확인하며 영혼 섬김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성도 개개인이 온라인으로 설교 영상을 보면서 드리지만, 구역식구들 신앙생활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각 구역장은 마음 다해 기도하고 전화나 문자로 신앙생활을 권면하고 있다.
구역식구 어르신 네 분 평균 연령 87세
궁동22구역 구역식구 어르신 네 분의 평균 연령은 87세다. 일제강점기와 6.25 사변, 산업 성장과 민주화 같은 대한민국 격동의 세월을 오롯이 살아 내신 분들이다. 이젠 “인생이 강건하면 80”이라고 하신 말씀을 이루었기에, 매일매일 더욱 주님을 강하게 의지하신다. 코로나19 전에는 금요일 아침 10시면 구역예배를 드렸는데 주님께 드리는 예배라면 어느 예배든 한결같이 사모하시는 이들은 9시 조금 넘으면 다들 구역예배 장소에 도착했다.
코로나 전 하루 일상은 기도와 전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어르신들의 일과는 기도와 전도에 집중됐다. 아침식사 후에는 기도하러 교회로 향하고, 점심 후엔 전도하러 나서고, 저녁 먹으면 바로 전 성도 저녁기도회에 참가했다.
허리가 불편한 김순란(82) 어르신은 보행보조기에 의지해서, 다리가 아픈 김금순(92) 어르신은 한 걸음씩 천천히 발걸음을 떼 교회로 향했다. 코로나 사태 전엔 1년 365일 언제나 24시간 기도하도록 개방된 요한성전에 가서 노쇠한 두 팔을 들고 주님을 향해 간절히 기도했다. 김금순 어르신은 “주님, 내 육신이 이젠 다 늙어 기력도 정신도 점점 연약해집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그 날까지 철저히 주님만 의지하여 기도하게 하시고 천국 갈 믿음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한다.
함양순(88) 어르신은 매주 교회 신문과 전도용 팸플릿을 배낭에 짊어지고 전철역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찾아가 나눠 주며 전도했다. “두 다리 멀쩡한데 그냥 있을 수가 있나? 조금이라도 기력 있을 때 예수를 전해야지.” 주님께 받은 구원의 감사를 행함으로 보인다.
어르신들은 늘 감사의 고백이 끊이질 않았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 감사, 성령 충만한 담임목사 만난 것 감사, 24시간 기도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 주님 은혜로 먹고살 수 있음에 감사,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가 넘친다.
올해 신임 구역장이 된 김희종(49) 구역장은 “구역식구인 어르신들이 친정어머니처럼 정겹다”며 “어디가 편찮으시거나 입맛이 없어 식사를 못하신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신앙생활 잘하시다 복된 영혼의 때를 맞으시도록 내 어머니처럼 이모저모 잘 섬겨 드리고 싶다. 그래서 한 분 한 분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눈물이 흐른다”고 고백처럼 말한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한숨만 늘어가
따뜻한 봄이 되면 구역식구 모두 전도하러 나가자고 약속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미뤄졌다. 내 집처럼 드나들던 성전에 갈 수 없고 외출도 할 수 없으니 어르신들은 로고스박스를 통해 담임목사가 전하는 설교 말씀을 하루 종일 틀어놓고 은혜받는다. 금방 끝나리라 생각했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니 어르신들은 한숨만 늘어 간다.
김희종 구역장은 로고스박스가 잘 작동하는지,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계시는지 어르신들에게 자주 전화해서 목소리를 듣는다. 수화기 너머로 “말씀 잘 듣고 기도도 하고 성경도 잘 읽고 있어요. 그런데 언제 교회 갈 수 있어요? 교회 가는 길도 잊어버려요”라는 우스갯소리에 근심을 날려 버린다. 어르신들에게 전화할 때마다 얼굴을 볼 수 없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는 김 구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끝나길 누구보다 더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