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장애인 침례 받기까지
등록날짜 [ 2005-12-06 15:5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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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식의 침례문답
2004년 청장년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예배 부서인 소망부가 세워지면서 많은 정신지체장애인들이 본 교회에 등록하여 양육 받았고, 이들 중에는 복음을 아무 저항이나 의심 없이 그야말로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함으로 받아들이는 친구들도 생겨났다. 2004년 청년부 하계성회와 2005년 중고등부 동계성회에 청년 정신지체장애인 실원들을 참석시키면서 성회를 통한 획기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다름 아니라 중증의 정신지체 실원이 방언을 받고 구속의 은혜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변화되는 지체들을 보면서 더 이상 침례를 미룰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글을 잘 모르고 이해력이 5-6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지체들도 있어서, 침례 문답지는 작성하지 않고 대신 구두로 묻고 고백할 수 있는 실원들만 명단을 제출하고 침례를 받기로 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장애인 실원들이 자신이 죄인이며,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구원을 받았다는 믿음의 고백을 하는 것이다. 우선, 교사들이 각자 담당하는 지체들과의 공과시간에 ‘자신이 죄인인 것을 고백(인정)하는가’, ‘죄를 용서해 주시는 분이 누구인가’, ‘자신은 용서 받았나’ 등을 물어보며 이에 응하는 이들의 명단을 작성하였다.
그리고 다시 개별적으로 죄와 구원에 대하여 질문하고 반응을 살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애인 실원들 중 죄의 문제에 억눌려 있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해력이 높은 실원들 가운데 여러 명이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였으나 예수님의 은혜로 용서받았다는 확신은 갖지 못하고 있었다. 성령께서 이들의 심령에 진정한 해방의 기쁨을 주실 수 있도록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해력이 많이 떨어지는 장애인 실원들은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기본적인 것들조차 구별치 못하였다. 예를 들면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입니까?” 하는 질문에도 “예” 하고 대답하고, “마귀는 하나님의 아들입니까?” 하는 질문에도 “예” 하는 식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진실로 예수님의 대속의 은총을 알게 되기까지 교육과 훈련만으로는 되지 않음을, 성령께서 알게 해 주실 때까지 기도해야 함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침례문답에 대한 체계적인 틀을 도입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구원받았음을 고백하는 지체들 중에서 부모님이 반대하거나, 몸이 너무 약해서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염려하여 침례문답에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신지체 장애우들의 침례식
2005년 11월 6일, 우리 교회에서 정신지체 장애인 사역이 시작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4명이 침례를 받았다. 외부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장애인 사역에 회의적일 때가 없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넘는 결과로 우리를 놀라게 하셨다. 장애인의 영혼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제한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나님은 다른 누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 직접 일하시며 놀라운 변화들을 보여 주셨다.
이해력이 떨어져서 예수님과 마귀도 구분치 못하던 이들의 귀가 열리면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웃음과 ‘아멘’으로 화답한다. 더듬더듬 말도 느린 이들의 혀를 움직여 방언을 말하게 하고, 예수님과 연합되는 침례를 받도록 하셨다.
예수님이 침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고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는 음성이 하늘에서 들렸다고 했다. 장애인 실원들이 예수님의 구주임을 고백하고 침례를 받을 때도 아마 하나님이 그렇게 기뻐하셨을 것이다. 우리 모든 소망부 지체들과 또 소망부를 통해서 구원받아야 할 많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성령님의 감동을 통해서 자신의 죄를 깨닫고, 주님의 구속의 은혜를 깨닫는 일들이 점점 더 많아지기를 소원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