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가 이제 목회자부부세미나만 남겨두고 있다. 한여름 뙤약볕에 한층 성장한 벼이삭보다 더 알차게 영근 충성의 값진 열매를 맺고 있는 충성의 주역들을 만나 보았다.
주님 섬김 본받아
7월 20일부터 8월 마지막까지 8차례의 성회가 치러졌다. 성회 당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동안 무엇보다 중요한 충성은 식사.
원활한 식사수발을 위해 성회마다 3박 4일 수양관에 머물면서 식당 충성하는 ‘상주충성자’는 70~80명. 하루라도 충성의 대열에 참여하고자 하는 ‘일일충성자’는 40~50명 정도. 동계하계성회마다 빠짐없이 상주충성을 5년 이상 한 사람도 12명 가량. 그들이 성회 기간 동안 가정도, 사업도, 직장도 잠시 뒤로하고 수양관 상주충성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주충성 19년째를 맞는 천희자 집사(59, 충성실)는 “하나님께서 건강 주셔서 그 건강 가지고 충성하니까 믿음이 생기고, 구원의 은혜를 새삼 절실하게 느끼면서 충성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한다.
박화자 권사(54, 충성실장)는 “세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구원받은 은혜의 기쁨이 있기에 충성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고통 속에서, 가난 속에서, 문제 속에서도 누가 뭐라 해도 은혜 주셨기에 충성할 수밖에 없다”는 그의 담담한 고백에 충성실장다운 무게가 느껴진다.
김경희(49, 36여) 집사는 “예수의 십자가 피 공로 잊지 않기 위해 한 충성이 15년째”라고 한다.
김경순(67, 충성실) 집사는 수년간 고통받던 허리 디스크를 흰돌산수양관성회를 통해 고침받자 하나님께 “이 몸바쳐 충성하겠습니다” 라고 서원하였다. 기도 응답대로 충성실에 임명받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나이도 먹고 부족한데 나를 충성실원으로 써주시니 감사해요. 상주충성이 끝나면 어쩔 땐 눈물이 나올 때도 있어요. 하나님 앞에 더 충성하고 싶어서요”라고 고백하는 그녀의 빛난 미소가 더욱 아름답다.
수많은 사람과 더불어 충성하다 보면 때론 마음이 맞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어 쓰러질 것만 같은 순간도 있을 텐데 어떻게 이길까.
김경순 집사는 “때론 미운 사람도 있지만 나 같은 죄인이 예수님의 구원받았다는 은혜를 생각하면 모든 것에 감사하다. 그리고 내가 부족한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면 그런 마음이 없어지고 다시 사랑스런 마음이 든다”며 십자가의 사랑만이 이길수 있는 힘이라 고백한다.
이들 상주팀은 오전 5시에 기상, 먼저 30분 기도를 한 다음 충성을 시작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일일충성자는 밤 9시 차로 교회를 향해 떠나고, 상주충성자들이 온돌식당에 모여 1시간 동안 강사 윤석전 목사의 영육간의 강건함을 위해, 은혜받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성도들이 성령충만함을 받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나면 10시. 기도 없이 충성하기 힘들다며 기도굴로 서둘러 향하는 그들은 12시 전에 자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육신의 피곤과 주방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을 기도로 이겨낸다고 한다.
성회 기간 동안 성도들에게 신선한 먹을거리를 대접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할까. 부식구입 담당인 신영희 전도사는 성회기간 중 거의 매일 밤 1~2시에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가서 신선한 생선과 채소를 그날그날 구입한다. 고등어 자반도 새벽에 사온 것으로 당일 아침에 튀겨 식탁에 올린다. 흰돌산수양관의 식탁이 항상 신선도가 높고 영양이 풍성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새로온 성도가 수양관 주방에 충성하러 갈 때 주의할 사항은 무엇일까? 연합여전도회와 충성실 팀장 차장의 지시에 잘 따라서 작업을 해준다면 신입 충성자도 환영한다. 다만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은, 식사 때마다 4~5천 명 분의 식사를 마련해야 하는 주방은 배식을 앞두고 시간과의 전쟁 중이라는 점.
밥, 국, 반찬의 팀장과 차장 등 실무 직분자들은 제 시간에 분량의 음식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늘 발을 동동 구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심 식사의 경우, 2시반에 배식을 마치고 5시경에 저녁식사 배식을 해야하니 2시간 30분의 시간 안에 4~5천명의 식사를 쌀씻고 반찬 조리하고 국 끓여서 배식시간에 맞춰야 한다. 그러니 새로운 신참 충성자들도 소속된 팀별 실장과 차장의 지시에 맞게 일사분란하게 충성에 임해야 한다. ‘썰기’ 한 가지를 예를 들어도 음식의 용도에 맞게 썰지 않으면 배식할 때 무려 200~300명 분이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러니 절대로 연합여전도회나 팀장 차장들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늘 자기가 한 충성의 자리를 돌아봐서 정리정돈을 잘 해야한다는 것이다.
올 여름 성회부터는 성회 참석자들의 식당 이용시간도 많이 달라졌다. 식사시간이 한 시간으로 줄어든 것. 예전엔 식사시간이 2시간이다 보니 원활한 주방충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배식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성회 첫날 저녁만 5시부터 2시간 반의 여유를 준다. 둘째날부터는 한 시간이다. 그렇게 식사시간을 철저히 지키니까 제시간에 와서 식사를 하게 됨으로 인력과 성물 등 낭비되던 부분이 아껴진다고 연합회와 충성실은 반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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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겨울에 수양관에서 진행되는 성회 기간에 충성하기를 꿈꾸는 새내기 충성자에게 한 말씀.
“일단 수양관에 오시면 됩니다. 주님을 사랑하시는 성도님들 누구나 다 오셔서 하실 수 있어요. 오시기만 하면 주의 일을 하게 됩니다. 기관 식구들과 같이 오셔도 좋고요, 개인으로 충성하러 오셔도 상주충성자들과 사귀는 좋은 시간이 됩니다. 상주충성자들은 아주 쉽게 새 얼굴을 알아 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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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고된 충성이라면 무엇인가요?
식당 충성 중에서 취약한 부분이 설거지예요. 음식 한번 만들어서 식당에서 배식 한번 끝나고 나면 설거지가 쌓이죠. 근데 이 설거지가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허리 한번 못 펴고 계속 나오는 설거지를 하려면 쉽지 않죠. 한 번은 설거지 충성을 하시던 여전도 회원 한 분이 다시는 충성을 안 한다고 하세요. 허리 한번 못 펴고 설거지 하는데 나오는 설거지는 끝이 없고 함께 와서 해 주는 충성자는 없고 많이 힘드셨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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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으로 충성하시나요?
우리 충성자들은 하나님이 우리를 써 주신다는 것에 감사해요. 우리가 언제까지 쓰임 받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충성의 자리도 양보가 없어야 해요. 한 번 충성의 자리를 놓치면 충성을 못 할 다른 일이 끊임없이 만들어져요. 충성을 열심히 하시던 분들 중에도 못 하게 되는 분들을 많이 봤어요. 1일 충성이나 1박2일 충성이라도 빠지지 않도록 하시면 좋겠습니다. 충성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잖아요. 내가 하나님 앞에 나를 보일 때 하나님이 나를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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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충성자에게 당부의 말씀
새신자 분들 중에 충성하시다 마음에 상처 받으시는 분들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특히 주방에서 충성하실 때는 바로 코 앞에 있어도 큰 소리로 말하게 되거든요. 주방이 시끄러워서 크게 소리치게 되는 거니까 오해하지 마세요.
새내기 충성자들이 흔히 ‘눈물바람’을 합니다. 서럽고 속상한 생각이 들어서 우시는 분들도 있어요. 집에서는 모두 주방장인 여전도회원들이지만 수양관 주방 충성할 때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거든요. 양파를 얇게 썰라고 하면 얇게 썰어야 해요. 내 생각에는 두껍게 썰어야 할 것 같은데 하고 명령에 안 따르면 안 돼요. 수양관 주방에서 오랜 시간 충성하면서 생긴 노하우 같은 게 있으니까 잘 따라 주셔야 해요. 자기 생각을 버리고 충성하게 되면 후에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아요. 내 마음과 생각을 비우고 위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리라, 쓰임 받으리라고 생각하고 오세요. 첫 걸음마를 배운다는 생각으로요.
위 글은 교회신문 <16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