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10-21 10:58:53 ]
육신적으로는 누가 거금을 준다해도 다시 가고 싶지 않아
하지만 아이티 영혼을 살리기 바라시는 주님 뜻 알기에
또 “가라” 하시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순종하며 나아갈 것
■7개월 차 임산부로 통역을 감당하며
할렐루야! 먼저 연세중앙교회와 담임목사님과 선교팀을 아이티 성회에 사용하여 주신 우리 주님께 감사, 영광, 찬송을 올려 드린다. 다음 주면 8개월 차에 접어드는 임산부지만, 아이티에 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당사자인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하며, 장시간 비행과 무리한 활동으로 임산부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종이나 조산 같은 많은 문제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나 주님 일을 하면 주님께서 확실히 지켜주신다는 믿음이 있었고, 신체적 약자인 임산부를 주님께서 사용하여 주시려고 아이티에 보내신다는 점에 감사했다. 또 지난해에 아이티에서 일어난 병 고침, 표적, 구원 같은 주님의 강렬한 역사를 눈앞에서 경험했으므로 올해 역시 더 강력하게 역사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흥분되었다.
지난해에 아이티에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신 담임목사님이 걱정되어 임산부인 나보다 담임목사님을 위해 더 많이 기도했다. 또 예기치 못한 항공기 추락사고로 공항이 마비가 돼 아이티에서 미국으로 간신히 간 경험이 있기에, 오고 가는 여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귀역사에 대해 머릿속으로 몇 번씩 리허설을 해가면서 조목조목 기도하며 준비했다.
평신도 성회가 열린 대통령궁 앞 션마스 광장 모습. 설교하는 윤석전 목사와 통역하는 박영란 자매(가운데).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된 목회자 세미나
아이티에 도착한 다음 날 오전부터 목회자세미나가 시작됐다. 목회자세미나 장소는 아이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목회자 수천 명이 1, 2층을 가득 채웠다.
목회자 수천 명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바닥과 미장 공사가 제대로 마감처리가 되지 않은 탓으로 성전 가득 날아다니는 먼지, 게다가 40도가 넘는 바깥 온도로 사우나 실을 방불케 하는 불볕 더위, 성회를 진행할 조건은 최악이었다.
특히 실내 체감온도가 50도에 이르는 조건 하에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했으며, 상의는 금세 흠뻑 젖어 들었고,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와 입으로 들어가는 먼지로 입 안이 텁텁해졌고, 실내 공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담임목사님은 최악의 조건하에서도 아이티 목회자들이 예수를 바로 알고, 말씀대로 순종하기를 원하는 주님의 심정으로, 육신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목이 터질 듯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그동안 해외성회에서 여러 차례 말씀을 통역했지만, 담임목사님께서 설교를 3번이나 멈추고 중간에 통성기도를 시킨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통역하면서도 이러다가 큰일이 나는 것이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통역하는 틈틈이 계속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교회를 개척한 후 28년 동안 한 번도 설교를 실패하지 않도록 담임목사님을 사용해 주신 주님, 우리가 약할 때 강함 주신 주님께서 이전과 같이 사용해 달라고, 목회자인데도 평신도보다도 하나님 말씀을 알지 못하여 제 멋대로 예수 믿는다고 생각하는 저들이 예수의 참된 제자가 될 수 있도록 담임목사님을 말씀 전하는 일에 사용하여 달라고….
그것이 바로 아이티 목회자들을 사랑하사 그들을 멸망치 않게 하시려고 담임목사님을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 중미 아이티 땅까지 보내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었으며, 십자가에 못 박히는 육신의 고통에도 죽기까지 순종한 아들 예수를 통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졌듯,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고 순종하는 담임목사님을 통해 서로 이루어지리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목회자세미나에서 담임목사님 입술로 아이티 목회자들에게 만연한 죄를 무섭게 질책하셨다. 아이티의 대다수 목회자는 정식 신학교육을 받지 못했고, 한번 구원받으면 죄를 다시 짓고 회개치 않아도 천국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이하인,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세계 최빈국이고, 2010년 지진 이후 많은 국가가 원조한 탓에 다른 국가가 자기들을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빼돌리는 일조차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여길 뿐 죄로 여기지 않는다. 이러한 죄를 하나님께서 담임목사님을 통해 매 시간 조목조목 지적하실 때 아이티 목회자들은 통회하고 자복하여 회개할 수밖에 없었으며, 앞으로 성령의 능력으로 목회하리라 다짐했다.
마지막 날 간증시간에는 절름발이, 귓병, 암 등에서 치유받은 수많은 목회자가 앞 다투어 간증했다. “믿는 자에게는 표적이 따르리니” 라는 말씀대로 주님께서 어김없이 담임목사님을 통해 표적으로 역사해 주셨다.
현지 찬양 인도자들. 기도하는 현지 목회자.
■아이티 전역으로 방송된 평신도 성회
목회자세미나 이후에는 평신도 성회가 대통령궁 앞 션마스 광장에서 사흘간 열렸다. TV 방송국 4개와 라디오 방송국 5개가 중계하는 아이티 역사상 전무한 성회였다.
숙소에서 션마스 광장까지 30분 정도가 걸려 도착했다. 아이티에 도착하는 날부터 식사 시차로 고생하신 담임목사님께서는 성회 현장으로 가는 차량 안에서 겨우 주먹밥을 드시고 강단에 오르셨다. 오히려 임산부인 내가 통역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며 나를 꼭 챙겨주셨다. 마치 담임목사님 드실 음식을 빼앗아 먹는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 너무 죄송했고, 또 잘 드셔야 힘내서 말씀을 전하실텐데, 그러지 못하는 담임목사님을 볼 때 인간적으로 안쓰러운 마음에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자신보다 성도를 먼저 챙기시는 모습을 보며 “나는 죽어도 좋다, 그러나 너희는 살아야 한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느껴졌으며, “죽도록 충성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담임목사님의 정신을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었다.
션마스 광장은 도착하기 전부터 찬양하는 소리로 열기가 뜨거웠다. 하나님께서는 담임목사님을 통해 아이티 사람들이 복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 역사에 빗대어 논리적으로 말씀을 전개하셨다.
한국이 불교 500여 년, 유교 500년 역사, 즉 이방신을 섬긴 1000년 동안 1000번이 넘는 외침을 받았고 이후 일본에 36년간 식민지 생활을 한 후 6.25 전쟁을 겪어 전 국토가 폐허가 되는 등 아이티보다 더 가난한 국가였지만, 한국의 목회자와 성도가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고 기도하여 하나님께서 잘사는 나라가 되게 해주셨다고 전하셨다.
“여러분, 부두신이 여러분에게 무엇을 해 줬습니까? 지진을 막아줬습니까? 쓰나미를 막아줬습니까?” 담임목사님이 아이티 성도에게 물었을 때 아이티 사람들은 부두신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며 “No!(아니요!)”라고 크게 응답했다. 또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유일한 하나님에 대해 말씀 전할 때 그들은 “아멘”으로 크게 화답했다.
마지막 날, 하나님께서는 담임목사님을 통해 이사야서 53장 5~6절 말씀을 근거로 복음의 진수를 전하셨다.
“예수가 내 허물 때문에 찔리셨다, 예수가 내 죄악 때문에 상하셨다, 예수가 나 때문에 징계 받으셨다, 내 질병 때문에 채찍에 맞으셨다. 진심으로 3번씩, 5번씩 고백하라.”
담임목사님의 외침에 어떤 이는 감격하여 팔짝팔짝 뛰었고 어떤 이는 감동하여 눈물을 터뜨렸다.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예수만이 구세주”라고 주님께 고백했다. 담임목사님이 말씀 가운데 전하는 간증들, 즉 앉은뱅이가 걷고, 급성골수암으로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에 주님이 치유해 주셔서 걷게 된 예를 들 때 그들은 같은 역사가 본인에게도 일어나기를 원하여 사모하는 마음으로 “아멘” 하며 말씀을 소유하려 했다.
예수를 향한 고백과 사모하는 진심을 주님께서 기쁘게 받으시고 감동하셨으므로 귀신이 떠나가고 위장병, 기관지질병, 전립선암에서 치유받는 등 주님은 표적으로 함께하셨다. 영혼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이 연세중앙교회와 담임목사님을 통해서 아이티에서도 달성되는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건축한 21개 교회에 부흥이
아이티를 떠나는 날 오전, 연세중앙교회가 아이티에 건축한 21개 교회 담임목사들을 초청해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담소를 나눴다. 식사 시간에 맞춰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새벽부터 땁땁이를 몇 번씩 갈아타고 온 목회자들에게 담임목사는 오직 기도, 말씀, 전도로 아이티 영혼을 구원하라고 당부하셨다.
조찬 후 우리 교회가 건축한 성전으로 함께 이동했다. 파란지붕에 노르스름한 성전은 한 눈에 봐도 그 동네에서 가장 좋은 건물이었으며, 담임목사는 성전에 들어서자마자 이 교회가 먼저는 이 지역의 많은 영혼을 구원하고,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예수를 전하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우리 교회가 건축한 21개 교회에도 같은 역사가 일어나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하셨다.
이어 우리는 아이티 현지 목회자들의 아쉬운 배웅, 1년에 몇 번씩 성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을 마음에 담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가 아이티에 또 오게 될까 생각해 봤다. 스무 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 40도 이상인 찌는 듯한 더위, 한국과 정반대인 13시간 시차, 전 세계 최빈국인 아이티에 육신적인 생각으로는 누가 거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아이티 국민 영혼을 사랑하사 십자가에 못 박혀 살 찢고 피 흘려 죽으신 우리 주 예수를 생각하고,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성령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므로, 주님이 재차 보내신다면 내 물질을 써서라도 수십 번, 수백 번이라도 다시 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주님이 “가라” 하시면 예수 복음 전하러 또 가야 할 것이다. 유일한 소망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려줘야 하기에….
우리가 뿌린 복음의 씨앗이 결실을 맺어 아이티 국민 천만 명이 모두 구원받고, 아이티가 아메리카 대륙의 선교기지, 더 나아가서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국가가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세중앙교회와 담임목사님, 그리고 선교팀을 사용하여 주신 우리 주님께만 다시 한 번 감사, 영광, 찬송 올려 드린다.
박영란(통역, 해외선교국)
위 글은 교회신문 <40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