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4-27 15:13:43 ]
‘마야문명의 산지, 콜럼버스가 상륙한 나라, 선인장, 판초, 나초….’ 국명은 귀에 익숙한데도, 막연하게 알고 있던 멕시코의 역사·경제·정치를 키워드로 살펴본다면 담임목사와 멕시코성회를 위한 기도도 더 간절해질 것이다.
역사 키워드 ‘혼합’
‘메스티소 45%, 원주민계 30%, 백인 23%.’
멕시코 인구 구성 비율을 보면 멕시코의 역사와 정체를 엿볼 수 있다. 오랜 식민지 생활을 거치면서 생겨난 ‘메스티소(백인과 원주민의 혼혈)’가 바로 그것이다. 에스파냐(스페인)의 침략으로 1521년 아스텍제국이 멸망한 이래 1821년에 독립할 때까지 멕시코는 원주민과 서구문화의 ‘혼합’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지배층인 유럽인을 동경하는 동시에 인디오의 혈통을 자부하는 심리적 방황은 격동의 현대사를 겪으면서 더 뚜렷해진다. 1846년 미국이 서부 개척을 명목으로 전쟁을 일으켜 멕시코 국토 절반을 빼앗았다. 현재 미국 남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지역이다. 이후 텍사스에서 석유가, 캘리포니아에서는 금이 어마어마하게 나와 미국을 초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았고 멕시코는 크게 몰락했다. 멕시코인은 국민 의식 저변에 미국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지만, 미국을 동경하기도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밀입국을 감행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인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 전체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멕시코 국민은 스페인 정복자의 영향으로 인구 1억3천만 명 중 무려 89%가 믿을 만큼 가톨릭 문화의 뿌리가 깊다. 도시마다 오래된 성당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견 가톨릭처럼 보여도 죽음에 초연한 아스텍 풍습과 혼합해 전통 명절인 ‘죽은 자들의 날’처럼 죽은 이를 기리는 제사나 우상숭배가 만연하다.
가톨릭은 아스텍의 전통 종교와 혼합된 형태로 전파·발전되었고 이는 미국 복음주의 선교사들의 전도를 막아내는 장벽이 되었다. 멕시코는 도심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방사형으로 발전하는, 옛 스페인 도시들과 같은 양상을 띠는데 평소 집회, 축제, 시장(市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광장에 나가보면 마리아 상을 놓고 촛불을 켜고 점을 치는 점쟁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국민 대다수가 믿는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라기보다는 샤머니즘의 아이콘에 가깝다. 국민 대부분이 안다고 생각하는 성경은 구원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 키워드 ‘중진국’
멕시코 경제는 연간 7%대 성장률을 보여 전 세계에서 경제 성장이 빠른 국가 중 하나다. 2008년 금융 위기에도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고, 중남미 최대인 제조업은 브라질보다 규모가 크다. 업종도 의류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항공기 제조 같은 첨단 분야에 이르기까지 두루 망라한다.
단, 민주적·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더는 성장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걸려 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경제성장을 하다가 중진국 수준에 와서는 성장이 장기간 둔화·정체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는 동안 물가상승의 가속화, 인건비·토지 비용의 상승, 지역·계층 간 소득격차로 복지에 대한 욕구 증대가 불거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현재 멕시코 1인당 GDP는 9304달러(2017년)로 세계 187국 중 69위다. 하지만 경제 성장을 이뤄 GDP가 2배가 되더라도 늘어난 부를 소수가 차지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변할 것이 없다. 멕시코도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처럼 빈부격차가 심각한 상태다. 인구가 1억 명을 넘고 미국보다 청년층 비율이 높기에 거대한 내수시장을 지녔지만 극심한 빈부격차 탓에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 키워드 ‘염증’
멕시코 부패 인식 지수 세계 103위(2014년), 언론 자유 지수 세계 147위.
정치와 언론 상황이 좋지 못하다. 멕시코의 주요 언론들은 황색언론으로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들을 쏟아낸다. 언론 자유 지수에서 북한과 앞뒤 순위를 다툴 만큼 정치 보도는 진실성이 결여됐다. 국제 인권 기구인 ‘아티클19’에 따르면 멕시코 언론인을 상대로 한 공격 397건 중 41.5%인 165건이 연방 정부나 지방 정부 관계자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정부의 언론 탄압이 극심함을 나타냈다.
정치체제는 1929년 중도좌파와 좌파의 연합인 ‘제도혁명당(PRI)’이 결성된 이래 2000년까지 제도혁명당이 집권하는 일당 우위제였다. 1980년대 후반 들어 부정부패와 제도혁명당에 대한 염증이 심해지면서 우파인 ‘국민행동당’과 제도혁명당에서 나온 ‘민주혁명당’이 세를 키워 나갔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국민행동당’이 정권 교체를 이뤘지만, 개혁부진에 대한 불만과 빈부격차 문제 해결 미비로 2012년 대선에서 제도혁명당이 12년 만에 다시 정권을 탈환하였다. 부패와 범죄 탓에 현 여당도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염증을 가중시키는 중이다.
윤석전 목사 초청 성회를 앞두고 현지 목회자들은 자신들의 목회가 성경적으로 돌아가 하나님 보시기에 기뻐하시도록 기도하고 있다. 지난 흰돌산수양관 목회자세미나에서 윤석전 목사는 “영혼 구원하고 복음 전하는 나라는 하나님이 지키실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설교했다. 이 말씀을 기억하는 멕시코 목회자들은 목회자가 변하면 교회가 바뀌고 나라도 바뀌리라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다. 부패와 강력범죄에 시름하는 멕시코를 오직 복음으로 변화시키길 바라며 성회를 사모하는 멕시코 목회자들을 위해 우리 성도들도 중보기도 해야 한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