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전 목사의 ‘성막과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의 믿음을 상징하는 재통

등록날짜 [ 2011-08-23 11:30:15 ]

번제단 재와 찌꺼기 담아 뚜껑으로 덮는 재통 역할
교회 ‘궂은일이나 문제’를 안고 기도하는 성도 의미

번제(燔祭)를 지낸 후에 부삽으로 재와 찌꺼기를 한군데에 잘 끌어모아 두었다가 그것을 진(陳) 바깥 재 버리는 곳인 정결한 곳에 가져가서 잘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성막과 진중(陣中)이 항상 깨끗하고 정결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번제단의 부속 기구 중 하나로 놋으로 재를 담는 통을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또 재통이 넘어져서 애써 담아놓은 재와 찌꺼기가 쏟아지면 안 되니까 뚜껑을 만들어서 잘 닫아두었다가 버리게 하셨습니다.

교회의 문제를 품는 성도
번제단 재통은,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들을 혼자 가슴에 품고 있다가 조용히 해결하는 아름다운 성도의 역할을 보여줍니다. 번제를 많이 지내면 그만큼 번제단에 재와 찌꺼기가 많듯, 교회 안에서 주의 일을 많이 하다보면 이런 저런 문제들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문제들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려서 교회 안팎에 떠돌면 많은 이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러기 전에 그 일로 더는 시험 드는 사람이 없게 소문을 철저히 잠재우는 것이 ‘재 담는 통’ 같은 성도의 역할입니다. 성도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생긴 문제들을 깨끗이 긁어모아 내 안에 담는 일을 잘해야 합니다.


<사진설명> 재통

그런데 ‘내’가 재통이 되려면 억울하고 분한 것을 참을 수 있어야 합니다. 평소 번제단 재통 뚜껑을 꽉 닫아두듯, 문제들을 가슴에 품고 입술을 굳게 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재통이 가득 차면 영문 바깥 재 버리는 곳에 가서 쏟아내듯, 나의 죄를 사해주시려고 영문 밖에서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만 쏟아놓아야 합니다.

인류의 죄를 담는 십자가
번제를 지낸 후에 재와 찌꺼기를 담았다가 처리하는 재통은 곧, 인류의 모든 문제를 홀로 담당하시려고 영문 밖에서 피 흘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가 짊어진 십자가의 모형(模型)과 그림자에 해당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류의 모든 죄와 허물과 질병을 다 짊어지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에 모진 고난이 있었지만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가 입을 열어 자기는 죄인이 아니라고 십자가 지기를 부인하면 인류가 죄로 말미암아 저주와 고통과 사망과 지옥형벌을 피할 수 없으니까, 인류의 모든 죄를 긁어 담고 끝까지 입을 열지 않고 십자가에서 피를 쏟아 죽으신 것입니다(사53:5~7).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주의 일 때문에 불명예스럽게 죄인 취급을 받거나, 혹은 남의 죄를 내가 대신 뒤집어쓸 일이 있어도 끝까지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면에서 ‘십자가 지는 것’이 번제단의 재통과 같다는 것입니다.

제물을 활활 불태우는 번제단에서 막 떨어지는 뜨거운 재와 찌꺼기를 쓸어 담아 통에 부을 때면 얼마나 뜨겁겠습니까? 얼마나 견디기 어렵겠습니까? 그래도 견뎌야 하는 재통처럼, ‘십자가를 지는 것’도 그렇게 끝까지 잔인한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에는 주의 일을 하다가 생기는 온갖 문제에 “내가 죄인이요!” 하고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 즉 재통과 같이 문제를 자기가 담고 묵묵히 막아내려는 성도가 많아야 합니다.

교회의 재를 담는 통
번제단 재통처럼 온갖 궂은일을 자신이 품고 묵묵히 문제를 잠재우는 성도는 교회에서 잘한 일은 남이 한 것이라고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자기가 했다고 다 덮어씁니다. 이런 성도가 많은 교회는 문제가 없이 잠잠하고 예수 믿겠다고 오는 새신자가 늘어나서 날로 부흥합니다. 그러니 교회에는 이런 재통 같은 역할을 하는 성도가 많아야 합니다.

목회자도 이런 재통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에 무슨 일이 생기면 목사가 제일 먼저 나서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해야 합니다. “내가 기도하지 못해서, 내가 사랑하지 못해서, 내가 돌아보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하고 회개하며 성도들이 저지른 모든 죄를 다 뒤집어쓴다면, 성도들도 그런 목회자를 본받아 다른 성도들의 잘못을 자신들이 뒤집어쓰고 재통처럼 잠잠히 교회의 온갖 문제들을 잠재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고 온갖 고초를 참고 견디시며 죽으셨으나 삼 일 만에 부활하는 영광을 얻으셨습니다.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의 성도들도 교회 안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재통처럼 온갖 궂은일을 다 뒤집어쓰고 끝까지 고난을 참고 견디면 오늘보다 더 좋은 역사가 뒤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번제단에 쓰이는 다섯 가지 기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는 제단에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데 사용되기 위해 ‘대야’가 되어 죄를 내놓고 하나님께로 수많은 영혼을 불러 들이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끝없이 드리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 ‘고기 갈고리’가 되어서 하나님께 완전히 붙어 하나님을 떠나면 살 수 없는 사람, 예수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 완벽하게 예수로 살려는 사람이 되어 수많은 사람을 전도하여 나와 똑같이 예수로 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땅에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주님만 바라보며 사는 ‘불 담는 그릇’ 되어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령한 불로 수많은 영혼을 살려야 하며, ‘부삽’이 되어서 교회의 모든 문제를 긁어모으고, ‘재통’이 되어서 교회의 궂은일을 품고 입을 다물어 오직 주님께만 쏟아 놓아야 합니다. 주님이 쓰시는 번제단의 신령한 다섯 가지 기구가 내게서 완성되어 다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들림받는 신부의 믿음을 소유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2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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