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분자의 자세와 역할(21)] 임금의 집 사환은 영광스러운 직책이다

등록날짜 [ 2012-05-08 14:58:07 ]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이면서
동시에 그의 일을 맡아 처리하는 자

장로, 권사, 집사 등 교회 직분자를 뜻하는 헬라어 ‘디아코노스(Diakonos)’라는 말은 사환(使喚)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사환이라는 말도 하인이나 종과 같이 낮은 직분의 사람을 가리키지만, 특별히 사환이라는 말은 그를 부리는 곳이 어디인지 장소를 명시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어느 관청의 사환, 어느 유명한 식당의 사환 등등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임금의 집, 즉 궁궐의 사환이라면 내시(內侍)일지라도 그 영광이 대단합니다.

조선 시대에, 임금의 시중을 들거나 숙직 따위의 일을 맡아보던 내시부 소속인 내시는 임금의 몸짓 하나에도 온갖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종종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기도 했습니다. 항상 그렇게 몸이 임금을 향해 고정된 내시에게 임금이 “여봐라! 아무개 정승을 들라 이르라”고 하명하면, 내시는 얼른 그 어명을 전달합니다.

그러면 그 아무개 정승은 하던 일을 멈추고 내시가 전한 어명대로 임금을 알현(謁見)하고자 움직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내시는 임금의 수족과 같은 자로서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어명 그대로 전달한 것임을 알고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이만큼 일개 임금의 사환인 내시에게도 영광이 대단합니다.

만왕의 왕과 함께하는 사환
교회 직분자는 이 같은 임금이나 대통령 밑에 있는 사환이 아닙니다. 바로 만왕의 왕이신 주님 집에서 일하는 사환입니다.

만왕의 왕이신 우리 주님이 어떤 분입니까? 그는 근본 하나님이신 분입니다. 태초에 말씀 한마디로 태양이 있으라 하니까 하늘에 태양이 있었습니다. 천지 모든 만물을 말씀으로 창조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죽은 자가 살아나고, 귀신이 쫓겨나고,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소경이 보고, 앉은뱅이가 걷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먹고, 광풍이 일던 바다가 일시에 잔잔해졌습니다. 그분은 그 입에서 나온 말씀대로 되는 왕 중의 왕이십니다. 그런 전능하신 만왕의 왕의 사환이 디아코노스, 직분자입니다.

그런 전능하신 분께 택함을 받은 사환인 직분자는 과연 어떤 자세여야 할까요?

“주여! 내게 어떤 명령이든지 내리소서! 인간의 생각으로는 아무리 불합리한 이치로 보일지라도 내 생각과 지식을 포기하고 주님의 말씀대로, 명령대로 순종하겠습니다. 충성하겠습니다” 하고 고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만왕의 왕이신 분이 나를 불러서 교회 직분자로, 교회의 사환으로 쓰신다는 사실이 영광스럽지 않습니까?

우리는 한낱 정승 집 사환이 아닙니다. 대통령 집 사환이 아닙니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의 집 사환, 교회의 사환입니다.

경험으로는 아들, 직분으로는 사환
하나님이 우리를 사환으로 삼으신 것은 아브라함을 사환 삼으신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어느 날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그를 불러서 사환으로 삼으셨습니다.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과 사이에 아무런 경험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부르심을 입은 그런 사환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육체를 입고 오셔서 물과 피를 쏟아서 거듭난 자 중에서 쓰시겠다고 골라 사환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니 주님과 나와는 경험으로는 부자(父子) 관계이며, 직분으로는 주인과 사환의 관계입니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사환입니다.

아브라함처럼 그냥 불러다 쓴 사환이 아니라, 낳은 후에 택해서 쓴 사환입니다. 그러니 이 둘의 차이는 감히 비교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낳은 후에 택한 자입니다. 즉 자녀 중에서 특별히 골라서 기업을 잇게 하려고 사환으로 쓰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직분자는 우리 아버지의 사환임과 동시에 왕의 사환임을 알아야 합니다. 주님은 사(私)로는 우리 아버지요, 공(公)으로는 왕이십니다. 나는 사로는 주님의 자녀요, 공으로는 그분의 사환입니다.

그러면 나는 지금 누구의 일을 하고 있습니까? 겉으로는 임금의 일을 하는 사환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아버지의 일을 하고 있으니, 그 일이 나의 일이고, 내가 바로 상속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녀이면 또한 후사(後嗣)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롬8:17)고 말했습니다.

장차 아름다운 지위를 얻을 자
직분자는 영광스러운 사환입니다. 그런데 사환이 올바로 충성하지 못하면 미끄러지고 맙니다. 심판을 받고 맙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직분자는 하나님 집의 사환으로 영광스러운 직분을 가진 자입니다.

우리는 세상 나라의 사환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사환입니다. 하늘나라 임금의 사환입니다. 그러므로 나와 여러분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서 뜨겁게 예수의 사환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사환으로 복종하고 충성하는 일을 잘하면 아버지께서 귀히 여기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디모데전서 3장 13절에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고 했습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사환으로 충성한 것 때문에 받는 보상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것입니다.

아름다운 지위 즉, 하늘나라에서 주님의 보좌 좌우편에 앉을 자가 누구일까요? 이 땅에서 주님의 사환으로, 교회의 사환으로 하나님 말씀대로, 주의 종의 목회방침대로 복종하며 충성하는 자입니다. 우리 모두 그런 교회의 사환, 주님의 사환이 됩시다.  *윤석전 목사 ‘직분자세미나’ 중 일부 발췌

위 글은 교회신문 <28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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