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4-09 09:03:44 ]
인간적인 방법과 수단으로 주의 일을 판단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명하신 방법대로 순종하는 자세 갖춰야
직분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므로, 자신에게 준 직분 외에 다른 직분에는 관여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경을 보면, 자신에게 맡기지 않은 다른 직분에 관여하여 월권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화(禍)를 당한 예가 많습니다. 법궤를 손으로 잡으려다가 현장에서 즉사한 웃사라는 사람도 그런 예에 해당합니다.
법궤는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주신 십계명 돌판을 담은 궤로, 이스라엘 백성이 전쟁을 치르거나 무슨 큰일을 할 때 늘 제사장들이 메고 이스라엘 백성 선두에 섰습니다. 이 법궤를 블레셋에 빼앗겼다가 우여곡절 끝에 되찾아오자 아비나답이라는 사람의 집에 수십 년간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윗이 통일왕국을 이루자 법궤를 예루살렘 성으로 옮기던 중에 웃사가 죽는 뜻밖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법궤를 실은 수레가 타작마당을 지날 즈음에 수레를 몰던 소들이 뛰니까 뒤따르던 아비나답의 아들 웃사가 ‘하나님의 법궤가 땅에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다급한 마음에 손으로 법궤를 잡는 순간 하나님께서 진노하여 그 자리에서 웃사를 쳐서 웃사가 궤 옆에서 즉사했습니다(삼하6:6~7).
하나님의 방법과 사람의 생각
사람 생각으로는, 법궤가 안 넘어지게 하려고 순간적으로 손을 내밀어 법궤를 잡았는데 그것이 무슨 죽을죄라고 현장에서 즉사하게 했는지 매우 의아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법궤가 넘어지거나 말거나 웃사에게 맡긴 일이 아니니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뜻으로 웃사를 치셨습니다.
성경을 자세히 보면, 법궤를 옮기는 방법부터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법궤를 이동할 때 제사장들이 정해진 덮개로 잘 덮은 후에 레위 자손 중 고핫 자손이 메어 이동하라 하셨고, 법궤에는 절대로 손을 대지 말라고 일러 주셨습니다(출25:10~14;민4:5~6,15;7:9). 그런데 하나님께서 명하신 방법을 무시하고 이방인 블레셋이 법궤를 옮겨 갈 때 한 방법 그대로 수레에 싣고 가려다 이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사람의 이치로 볼 때는 하나님께서 “웃사야, 네가 내 법궤가 흔들릴 때 넘어질까 봐 잡았구나, 잘했다. 너는 천만 대 복 받아야 한다”라고 치하해야 마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 웃사를 쳐서 현장에서 즉사하게 하셨을까요?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 인간적인 수단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없으며, 네게 맡긴 일이 아니니 네가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모세가 구스 여인을 취했다고 비방하다가 문둥병에 걸리는 사건도 마찬가지로 직분을 남용하다가 화를 당한 예에 해당합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율법을 받아온 이스라엘 최고 지도자입니다. 그런 모세가 이방 여인을 취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노년에 구스 여인을 취했으니 인간적으로 볼 때는 누이 미리암이 모세를 비방할 만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오히려 그런 미리암을 불러서 “미리암아, 모세가 이방 여인을 취하거나 말거나 너는 시비하지 마라! 내 종은 죽여도 내가 죽이고 살려도 내가 살린다. 네가 하나님이냐, 내 종을 네 맘대로 간섭하게!” 하는 뜻으로 미라임에게 문둥병을 눈같이 발하게 하셨습니다(민12:1~16). 모세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모세의 누이라 할지라도 직분을 남용하여 최고 지도자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고 그의 죄에 관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직분은 절대로 남에게 시비 걸고 비판하라고 준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이 맡은 직분 외에 다른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시비하려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교회에서도 목사가 기도하여 결정한 일이나, 다른 직분자들이 기도하며 진행하는 일에 시비를 따지거나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직분을 남용하는 행위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도 수년 후, 혹은 수십 년 후에 받을 참혹하고 비참한 저주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직분자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명하신 직분에 충실하면 됩니다. 남의 일에는 절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에 직분을 받아 남용하고 월권해서 남의 일에 간섭하고 시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필사적으로 행해야 할 직분
한국교회가 직분자들에게 직분 남용죄를 바로 가르치지 않아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 목사나 부흥사들이 “회개하라” “성령 받아라” 하는 두 가지는 참으로 잘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예수 피 공로 앞에 죄를 회개하고, 성령을 충만히 받아 놀라운 은혜의 역사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성령을 거역하거나 훼방하면 사함받지 못한다는 것과 직분을 남용한 죄 역시 사함받지 못한다는 것을 철저히 가르치지 않아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성령을 거역하고 훼방하고, 직분을 남용하는 죄를 서슴없이 저지르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직분을 주신 것은 내가 맡은 직분을 잘 행하라고 주셨지 그 직분을 남용하여 목회자나 다른 직분을 훼방하거나 방해하라고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직분자는 다른 직분을 절대로 비방하거나 그가 하는 일을 간섭하지 말고 철저하게 내 위치에서 내 직분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또 ‘저 사람 때문에 직분 감당 못 하겠네’ 하고 남의 핑계를 대도 안 됩니다. 직분을 잘못 수행하면 어떤 심판을 받는지를 잘 모르기에 남의 핑계를 댑니다. 직분은 어떤 이유 때문이라도 잘못 수행하면 안 됩니다. 모든 것을 초월해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직분을 주신 요구대로 필사적으로 일하고, 요셉처럼 참으로 충성해서 이익을 남기리라, 다섯 달란트 받은 자같이 갑절로 유익을 남기리라는 생각으로 악착스럽게 직분 감당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런데 직분을 남용하거나 월권하거나 잘못 수행할 때 그 죄가 얼마나 저주요, 절망이요, 두려움이요, 화가 미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직분을 남용하고 월권하고 직분을 잘못 수행하고도 아무런 죄의식을 못 느끼는 것입니다. <계속>
*윤석전 목사 ‘직분자세미나’ 중 일부 발췌.
위 글은 교회신문 <33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