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5-22 10:16:05 ]
진리의 말씀을 붙들고 말세에 육신의 소욕을 다 이기고
후대에 위대한 교훈을 남길 만한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부모가 신앙생활을 잘한 사람들은 자식들의 마음속에 그 믿음의 삶이 마치 ‘고향(故鄕)’처럼 인식됩니다. 부모에게 이어받은 신앙이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그립고 푸근한 고향처럼 마음속 깊이 자리한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후손에게 ‘고향’으로 여겨지도록 믿음생활을 잘해야 합니다. 여기서 사용한 ‘고향’이라는 말은 ‘교훈’과 같은 의미입니다. 사도 바울은 아들처럼 따르며 자신의 삶을 지켜본 디모데에게 신앙을 ‘교훈’으로 주고 싶어 했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바울이 전한 예수 복음은 물론, 바울 자신의 삶 전체가 디모데의 기억 속에 생생히 떠오르는 ‘교훈’이 되길 원한 것입니다. 결국 바울의 삶은 성령의 감동에 따라 성경으로 기록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에게 교훈이 되고, 영적인 ‘고향’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한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영향력을 미치는지 우리는 바울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삶
우리나라 초기 기독교 시절, 일제 신사참배에 굴하지 않은 순교 신앙의 모범인 평양 산정현교회를 주기철 목사와 조만식 장로가 섬기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제지간입니다. 조만식 장로가 오산학교 교장으로 있을 때 주기철 목사는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제자를 담임목사로 초빙해 모시고 있던 조만식 장로가 하루는 예배에 늦게 와서 뒷자리에 살짝 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기철 목사가 큰 소리로 나무랐습니다.
“장로님, 어딜 앉으려 하십니까? 예배드리는 데 어찌 장로가 늦을 수 있습니까? 그 자리에 서서 예배드리세요.”
당시 조만식 장로는 민족의 지도자로 존경받는 분이었고 주기철 목사는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한 젊은 목사였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어린 목사가 면박을 주었다고 단단히 화를 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만식 장로는 주기철 목사의 말에 순종해 서서 예배를 드렸고, 자신의 잘못을 뜨겁게 회개했다고 합니다. 조만식 장로와 주기철 목사의 이와 같은 일화는 세상 기준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주기철 목사의 이런 담대함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가 하나님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또 조만식 장로의 겸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도 역시 하나님의 사람이기에 그런 자세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운 신앙의 삶이 오늘 우리에게도 교훈이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세상을 떠날 때에 자식에게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과연 하나님의 사람이었다’라는 교훈은 꼭 남겨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삶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내 영혼이 하나님 앞에 가서 받을 심판에 대비해서라도 그래야 하지만, 이 땅에서 오랫동안 나를 기억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내 삶에 책임지는 신앙생활을 꼭 해야 합니다.
글로 기록된 역사 속에 교훈이 있다
목회하는 동안 성도들에게 받은 편지가 많습니다. 상담하려고 보낸 편지도 있고, 목사에게 질책이나 건의하는 글도 있습니다. 때로는 저를 위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 서신들을 하나도 없애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먼 훗날, 목회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이 편지들은 제 목회 실상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자료가 됩니다. 글로 기록한 것은 중요한 역사 자료가 됩니다. 잘 보존된 각양 글을 보고 후대 사람들이 그 안에 깃든 교훈을 발견합니다.
세종대왕이 훌륭한 분인 줄 후대 사람들이 무엇을 근거로 알았을까요? 왕의 행적을 자세히 기록한 <승정원 일기> 같은 각종 기록물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이신 하나님도 그분에 관해, 그분이 쓰신 사람에 관해 기록한 글, 즉 성경으로 알 수 있습니다.
2000년 전 예수의 제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잘 알 수 있습니까? 제자들의 행적이 성경에 명백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로 기록된 내용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교훈이 됩니다. 제자들이 성령에 이끌린 복음전도자로서 얼마나 위대한 삶을 살았는지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들이 행한 대로 우리도 그대로 행해 보니 알겠더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신앙의 영향을 받았다면 이는 엄밀히 말해 그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그를 쓰신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생애가 나에게 교훈이 되고, 제자들의 능력과 복음 전도의 열정이 본보기가 되길 바랍니다.
최고의 교훈은 성경이다
세상 사람들이 주는 교훈은 윤리나 도덕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합니다. 그 반면에 성경은 영혼을 살리는 교훈을 주며 천국까지 인도하는, 영원한 유익을 줍니다. 우리는 평생 누구보다 성경을 제일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성경을 기록한 목적이 우리를 ‘바르게 함과 교훈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이 땅에 살면서 가장 확실한 교훈을 성경으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를 가르치는 최고의 교수(敎授)도 성경이요, 최고의 눈(目)도 성경이어야 합니다.
성경이 나의 길, 눈, 생각, 양식, 생명입니다. 그러기에 성경이 없다면 살아갈 지침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저 이 세상에서 먹고 살다가 끝나는 허무한 인생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 속에 있는 엄청난 교훈, 새로워지는 교훈, 하나님 나라 가는 교훈, 하나님이 주신 영원한 생명의 교훈을 진리로 알고 믿고 구원받았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하나님 말씀은 영혼을 살리니 교훈이라는 차원을 뛰어넘는 진리입니다.
바울이 마지막 때에 바른 교훈대로 살라고 애타게 권면하였듯, 우리 모두 성경을 교훈 삼아 신앙생활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성경 속 진리의 말씀을 붙들고 말세에 고통을 가하는 육신의 소욕들을 다 이기고 후대에 위대한 교훈을 남길 만한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계속>
위 글은 교회신문 <43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