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7-01-10 15:59:06 ]
시온찬양대원이 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2016년에는 ‘약학대학원 입학 시험’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있었다. 시험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찬양대에 지원했다.
사실 그동안 늘 마음이 아팠다. 주정예물을 주님께 맘껏 드리지 못해서다. 대학생 지갑은 늘 얄팍했다. 예물 대신 무엇을 드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까 고민했다. 가장 소중한 ‘시간’을 드리기로 했다.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시온찬양대가 부르는 찬양곡을 듣고 마음 깊이 감동해서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사랑을 회복한 적이 있다. 시온찬양대원이 돼서 하나님께 마음껏 찬양하는 일에 시간을 쪼개 쓰기로 했다.
처음 찬양대석에 선 날, 떨려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많은 성도 앞에서, 게다가 성도석보다 한참 높은 찬양대석에서 찬양하다니! 찬양이 시작됐다. 곧 정신을 다잡고 찬양에 집중했다. 찬양하면서 주님이 주시는 큰 은혜를 경험했다. 찬양이 영적으로 얼마나 큰 유익인 줄 깊이 깨달았다.
지금도 종종 많은 사람 앞에 서기가 부끄럽다. 또 부담스럽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 이 찬양을 누구에게 올려 드리지? 사람인가, 하나님인가?’
이렇게 나 자신에게 질문하면서 집중하면 성전에 꽉 찬 성도의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된다.
만약 애인이 내게 온 맘 다해 노래를 불러 준다면, 비록 음정, 박자는 다 틀려도 “왜 이렇게 노래를 못 불러?”라고 핀잔 줄 사람은 없을 터다. 주님도 그러시다고 성령께서 가르쳐 주셨다.
볼품없는 외모에, 찬양도 썩 잘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주님을 감동시킬 만큼 최선을 다하리라 항상 애쓴다. 주님은 중심을 기뻐 받으시는 분이심을 믿기 때문이다.
하루는 학원 수업이 늦게 끝나 금요철야예배 직전에 교회에 도착했다. 금요철야예배 찬양곡을 충분히 연습하지 못해 찬양대석에 서지 않았다. ‘준비를 많이 못 했잖아. 오늘은 그냥 빠지자.’ 생각에 져서 찬양대에 서지 않은 것이다. 그날 담임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찬양대원 수가 적으면 찬양받으시는 하나님이 서운해 하십니다.”
그 말씀이 심령을 찔렀다. 찬양하는 자리에 있지 못한 잘못을 눈물 흘리며 회개했다. 그 후로는 금요철야예배 전에 되도록 일찍 와서 찬양 연습에 참여하려고 노력한다. 연습 시간이 부족하면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찬양곡을 들으면서 음을 정확하게 외우려고 애쓴다.
그렇지만 아직도 생각 속에서 위축될 때가 더러 있다.
‘하나님께서 나 같은 죄인이 부르는 찬양을 기뻐 받으실까?’ ‘내가 찬양대에 오히려 흠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무너지려 할 때면, 성령님은 강하게 감동하신다. 내가 얼마나 예수님을 찬양하고 싶어 하는지를. 그럴 때면 눈물의 찬양을 주님께 올려 드리게 하셨다. 찬양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거듭 확인하고 감사를 회복했다.
‘곡조 붙은 기도가 찬양이야.’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든 찬양 가사가 나의 기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살아가는 매 순간 ‘나’를 주님께서 기쁘게 기억하시길 소망한다. 찬양한 날은 주님께서 반드시 기억하실 날이 된다. 이것이 찬양대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부족한 자를 찬양대로 써 주시고 큰 은혜 부어 주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한규정
시온찬양대
위 글은 교회신문 <51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