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7-04-26 12:18:55 ]
아직 동트기 전 어둑한 시간, 총총거리며걸음을 재촉하는 이들이 있다. 엔게디찬양대원들이다. 1부예배 찬양단인 엔게디찬양대 연습 시간은 주일 오전 7시. 바쁜 마음에 연습 장소인 목양센터로 뛰어들어가면 이미 도착한 찬양대원들이 부르짖는 기도 소리가 가장 먼저 나를 반긴다.
장년 찬양대인 글로리아찬양대에서 3년여 찬양하다 교회학교 교사 직분을 맡았다. 찬양을 사모했지만 교사 생활과 찬양대 일정이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목사님께서 1부예배 찬양대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셨다.
‘찬양하고 싶은 내 마음을 어떻게 아셨지? 잠을 1~2시간 줄이면 돼. 지원하자!’
엔게디찬양대 모집 첫날, 바로 지원서를 냈다.
그런데 막상 주일에 아침 일찍 교회에 가려니 막막했다. 나만 잠을 줄여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잠에서 깨어나면 막무가내로 엄마부터 찾는 네 살배기 막내와 흔들어 깨워야 겨우 일어나는 첫째와 둘째까지. 세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려니 마음이 무거웠다. 이런저런 염려를 뒤로하고 주님께 기도했다. 기도하면서 깨달았다. 비록 충성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하리라’ 결심하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한다면 주님은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셔서 꼭 그 자리에 있게 하신다는 사실을.
매주 남편과 함께 어린 세 자녀를 데리고 주일예배에 오기까지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많다. 하지만 주님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가족을 협력자로 만들어 주셨고, 엔게디찬양대 창단부터 지금까지 감사를 잊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신다.
엔게디찬양대는 거의 매주 새로운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 대원 대부분이 교회학교 교사 직분을 맡고 있어서 한자리에 모여 연습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휘자님이 직접 찬양 파트별로 녹음을 해서 커뮤니티로 공유한다. 운전하면서, 설거지하면서, 틈틈이 짬 날 때마다 찬양을 듣고 연습한다. 그 과정에서 은혜를 많이 받는다. 열심히 준비해 주일에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 드리면 기쁨은 배가 된다.
그동안 올려 드린 찬양곡 모두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특히 ‘그가’(우효원 곡)라는 찬양을 연습하며 큰 은혜를 받았다.
‘내가 편히 살 수 있는 건 그가 고통 말미암이요, 내가 웃을 수 있는 건 그의 눈물 때문이요.’ 예수님의 핏값 덕분에 내가 살고 있다. 연습할 때마다 예수 피의 공로에 감사해 하염없는 눈물이 흐른다.
엔게디찬양대에는 특별함이 있다. 첫째, 다른 찬양대와 달리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기에 가족과 함께 찬양할 수 있다. 실제 중·고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찬양하는 대원도 있다.
둘째, 회장이나 교사 직분을 맡으면 일정이 맞지 않아 찬양대를 그만두어야 하는데 엔게디찬양대는 본인이 사모한다면 영혼 관리자와 찬양대원 직분을 모두 맡아 상급을 두 배로 쌓을 수 있다.
예수님은 나의 죄를 대속하시려 목숨을 주셨다. 아침 일찍 나와 늦은 저녁까지 찬양연습을 하다 보면 육신이 지치고 힘들지만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감사가 넘친다. 오늘도 찬양 가사로 신앙고백을 한다. ‘사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주 많이요.’ 오직 주님만 영광받으시기를.
/오세은
엔게디찬양대
위 글은 교회신문 <52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