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1-14 16:51:27 ]
구희진(글로리아찬양대·소프라노)
아파트 11층에서 추락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
주님 은혜 아니면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었을 것
사고 휴유증으로 밤새 고통과 씨름한 적도
찬양한 이후로는 진통제 먹지 않고서도 잠 잘 자
아파트 11층에서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몸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었다. 즉시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그 후로도 1년 동안 무려 일곱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몸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병원 원목(院牧)과 봉사자들에게 전도받아 하나님을 만났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갚으려고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너도 죽도록 사랑하신다”는 말을 듣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하나님의 한없는 사랑이 마음 깊이 느껴졌다. 마음도 평안해졌다. 만약 사고가 일어난 순간에 죽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할수록 아찔하다. 주님의 은혜 아니었으면 영원한 어둠 속에 울부짖고 있을 텐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살아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퇴원 후, 신앙생활 하려고 교회를 찾다가 가족과 함께 연세중앙교회에 등록했다. 처음 예배드리던 날, 찬양대의 웅장하고 은혜로운 화음에 압도당했다. ‘나도 저렇게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했으면….’ 예배 시간마다 “회개하라” “천국과 지옥이 진짜 있으니 절대로 지옥만은 가지 말라”고 애타게 당부하시는 윤석전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니, 구원해 주신 주님 은혜가 더욱 감격적으로 다가왔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못 박혀 피 흘려 주신 공로로 제가 구원받았습니다”라는 감사와 감격의 신앙고백을 하고 찬양대에 지원했다. 드디어 처음 찬양대에 서던 날, 떨리면서도 꿈만 같았다. ‘나 같은 무익한 자가 찬양대에 서다니!’ 예수님을 몰라 죄 아래 살던 지난날들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나 같은 죄인 살려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은혜 감개무량해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벌써 3년 전 일이 됐다.
지난 2017년 부활절 찬양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사고 이후 걸어 다니는 게 불편하고 한자리에 10분 이상 서 있을 수 없었다. 발목부터 차츰 통증이 몰려와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부활절 찬양은 강단에 2시간 정도 서서 6곡을 찬양해야 했다. 망설여졌다. 함께한 찬양대원들은 “하나님이 힘주십니다. 함께해요”라며 용기를 줬다. 그 말에 힘을 불끈 얻어 부르짖어 기도했다. “주님, 저도 부활절 찬양을 올려 드리게 해 주세요!”
드디어 부활절 칸타타 당일, 강단에 서 있기만 해도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렸다. 정신마저 혼미해졌다. ‘주님, 제발 힘주세요!’ 모든 것을 주께 맡기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기로 마음먹고 기도했다. 한 곡, 한 곡을 부르는데, 신기하게도 찬양을 할수록 힘이 솟았다. 2시간 동안 주님 손에 붙들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채 진실의 찬양을 불렀다. 은혜와 감격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마지막 곡 ‘할렐루야’ 찬양을 한 후, 전 대원과 성도가 하나 돼 주님께 영광의 박수를 올려 드릴 때도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사고 후유증으로 밤이면 두 다리에 통증이 심하고 어느 날은 밤새 고통과 씨름해야 했다. 그런데 찬양을 한 이후로 진통제를 먹지 않고도 밤에 잠을 잘 잔다. 주님의 은혜다. 할렐루야!
찬양은 나를 지탱하는 힘이다. 오늘도 주님께 받은 은혜를 찬양으로 고백한다. 지금까지 인도하시고 찬양하는 도구로 사용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김은숙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