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03-27 17:48:38 ]
지난해 여름부터 어지럼증이 심하고 기력도 없어 일상생활이든 신앙생활이든 무척 힘들었다. 예배드리러 올 때도 남편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 겨우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혼자서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되자 주를 위해 충성하는 것도 버거웠고, 활기차게 충성하는 이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지난달 찬양대원들과 예물 찬양을 올려 드리기로 했을 때도 걱정스러웠다. ‘어지럼증 탓에 찬양하다가 혹여나 쓰러져 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지만 함께 찬양하는 대원들이 “중보기도 할 테니 걱정 말라”, “주님께서 일하실 것”이라고 권면해 주어 힘을 낼 수 있었다. 함께 찬양하고 기도해 주고 사랑의 말로 용기를 북돋워 준 찬양대원들에게 감사했다.
그러나 연습하는 시간에도 어지러움과 심한 두통이 이어졌다. 입도 바짝바짝 마르고 목소리도 자주 잠겼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떠올리면서 “예수 피! 예수 피”라고 읊조리며 연습을 이어 갔다.
찬양대원들과 예물 찬양을 올려 드린 금요예배 때는 앞자리에 앉아 예배드렸다. 정말 오래간만에 대성전 가열에 앉아 예배드리면서 지난날 은혜받기를 사모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몸과 마음을 주님께 온전히 집중하고, 예배 시간에 잠시 딴생각하는 것조차 주님 앞에 무척 송구스러워하던 그 시절. 담임목사님께서 전하시는 사랑의 말씀을 듣고 예배 시간 내내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그때를 떠올리며 ‘아! 주님 한 분만으로 행복해하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부심 넘치던 그때를 얼마나 잊고 살았던가. 오늘날 대성전 뒷자리에 앉아 흐트러진 모습으로 예배드리며, 하나님을 온전히 예배하지 못하는 내 믿음의 현주소가 주님 앞에 참으로 송구하구나!’라는 탄식이 마음에 가득했다.
그날 앞자리에 앉아 예배드리면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지 못한 모습뿐만 아니라 내 영적 상태의 민낯도 밝히 발견할 수 있었다. 충성은 하고 있지만 주님이 맡겨 주신 일을 감사와 기쁨으로 하지 못하는 모습, 충성하고 나서도 내 의를 드러내며 교만한 모습. 또 ‘남들도 하는데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 합리화하며 죄를 허용하고 두둔한 잘못 등. 신앙 연조가 오래될수록 점점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아 애타게 회개했다. 내 죄악과 잘못을 생각나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를 올려 드린다.
지난달 금요예배 때 예물 찬양을 올려 드리고 진실하게 회개한 것도 큰 은혜인데, 그날 이후 하나님께서 내게 생각도 못 한 큰 복을 허락하셨다. 바로 온전한 예배와 진실한 회개를 올려 드리고 나자 반년 넘게 이어지던 어지럼증이 깨끗하게 사라진 것이다. 할렐루야! 통증이 사라지자 눈도 밝아지고 머리도 가벼워졌다. 항상 나와 함께하시며 내 영육을 건강하게 고쳐 주신 주님께 감사 또 감사를 올려 드린다.
진실한 찬양 올려 드리며 큰 복 받아
나를 고쳐주신 주님은 찬양을 받으려고 우리를 지으셨다(사43:21). 또 주님은 황소를 올려 드림보다 찬양을 더 기뻐 받으신다(시69:30~31).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대로 찬양할 때 찬양하는 자들도 하나님의 큰 복을 얻을 수 있다. 찬양을 올려 드리는 그 시간에 내 마음과 심령이 오로지 주님께만 집중되어, 주님이 함께하시고 나 자신이 은혜 안에 있음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찬양하는 자가 받는 복 중 하나는 찬양으로 충성하면서 믿음의 스케줄에 더 진실하게 참여하는 것이다. 예배와 절기마다 주님께 올려 드릴 찬양을 준비하면서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 예배드리는 마음가짐도 찬양 충성을 통해 다잡아 열정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고, 신령과 진정으로 올려 드린 예배를 받으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복 주시기를 바라는 심정도 진하게 경험할 수 있다.
찬양대라는 믿음의 공동체 안에 속해 있다는 복도 얼마나 큰지 모른다. 지휘자와 찬양대원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마음 모아 찬양하다 보면, 함께 충성하는 이들과 주 안에 하나 됨을 느끼고 또 예수로 하나 됨을 경험한다. 혼자서는 서 있지 못하고 하나로 단단히 묶인 곡식 단처럼, 겹겹이 묶여 풀리지 않는 삼겹줄처럼 ‘하나 됨’은 연세가족으로서 정체성과 개인 신앙도 더 견고하게 한다.
일상에서도 찬양은 내 신앙 양심을 지켜 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 닮은 행동을 하려고 할 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찬양 가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진다. 이렇게 찬양이 맴돌 때는 ‘아차차! 하면 안 되는 일이구나’라며 죄지을 행동을 멈추게 된다. 지치고 힘들 때도 찬양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면, 그 찬양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님이 나에게 다정하게 위로하시는 말씀 같아서 이런저런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다. 내 삶의 마지막 시간에도 마음속에서 찬양이 흘러나오길! 가족들의 기도와 찬양 가운데 주님 손 잡고 아버지 집으로 가기를 바란다.
은혜가 풍성한 찬양대에 더 많은 연세가족들이 모여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에 감사해 찬양하기를 바란다. 심령을 여는 찬양, 기도가 회복되는 찬양, 회개 고백이 넘치는 찬양, 전도가 열리는 찬양, 주님 사랑을 고백하는 찬양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찬양대원들은 찬양하기 전에 매번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땀과 눈물과 진실과 감사와 영광의 찬양을 하리라, 할렐루야 아멘” 찬양하게 하시고 은혜 주신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조정욱( 글로리아찬양대·알토)
위 글은 교회신문 <79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