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3-11-06 12:48:04 ]
취미로 시작한 바이올린이지만
내 주만 찬양하라는 사명 받아
연습과 기도로 찬양 충성 전념
벌써 10여 년 전, 고등학생 시절 일이다. 지방에서 신앙생활 하며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윤석전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을 들으며 은혜받곤 했다. 당시 목사님의 설교 말씀뿐만 아니라, 예배 찬양과 찬양대 찬양 그리고 각종 문화행사도 종종 시청했는데, 하루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박지혜 자매의 찬양 연주를 듣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음악에 문외한이요, 손에 잡아 본 악기도 초등학생 때 동아리에서 잠깐 배운 장구뿐이요, 악보도 볼 줄 모르던 나였으나 은혜로운 연주를 들은 후부터 바이올린에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음악을 배울 여건이 전혀 안 되었으나 ‘나도 언젠가 바이올린으로 찬양해 보리라’는 열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얼마 후 고3 수험생 시절에 친척 누나가 바이올린을 취미로 배우면서 그 옆에서 바이올린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스무 살이 되고 나서야 동네 악기사에서 생애 처음으로 내 바이올린을 갖게 되었다. 가격은 저렴했으나 첫 악기였으므로 바이올린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쓰다듬으며 너무나도 기뻐했다. 전문적인 레슨을 받으며 바이올린을 배울 형편은 아니었기에, 바이올린 지도 영상이나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 조금씩 독학을 해 나갔다.
주님의 감동으로 오케스트라 문 두드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지난해 이맘때쯤 찬양대석에서 우리 교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찬양을 올려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오케스트라에 속해 함께 찬양했으면 참 좋겠다’는 감동을 강하게 받았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끔씩 취미 수준일 뿐인 데다 내 형편에 무슨 오케스트라를…’이라며 주저한 것이다. ‘주님의 감동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으나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기존 단원들과 합주하는 것은 취미로 연주하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일이기에 금세 마음을 접은 것이었다.
그런데 예배 후에도 오케스트라에 대한 생각이 계속 이어지기에 ‘그냥 지원이라도 해 보자’는 마음으로 오케스트라 모집 공고에 나와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드렸다. 담당자와 연락이 되어 지원을 희망한다고 말씀드리니 실력을 확인해야 한다며 테스트 일정을 전달받았다. 아직 오케스트라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으나, 오케스트라 문을 두드린 것만으로도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했다. 반면 테스트를 봐야 하는 것은 많이 떨렸다.
어찌어찌 테스트를 보고 난 후 결과를 받았는데 레슨을 꾸준히 받으면 같이 찬양할 수도 있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테스트 이후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여건도 열렸다. 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할렐루야! 그렇게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 바이올린 레슨을 받은 후 재차 오디션을 보았고, 수습단원 과정(3월~7월)을 거쳐 3개월 전인 올해 8월부터 정단원으로 임명받아 충성을 이어 오고 있다.
수습단원 당시 매주 한 곡을 연주하려고 바이올린 연습을 부지런히 이어 갔다. 한 곡을 연주하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고, 기존 단원들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누를 끼치지 않을 만큼 연주해 내야 한다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자로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기에 기쁨과 감사로 할 수 있었다.
<사진설명>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으로 찬양하고 있는 최태양 형제.
주께 받은 사명 ‘내 평생에 주 찬양’
정단원이 되고 나니 찬양대 일정을 따라가느라 더 분주해졌다. 주일 2부예배, 4부예배 그리고 금요예배까지 매주 세 곡을 연습해야 하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나 부담스럽고 내가 해낼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다.
정단원이 된 지난 몇 달간을 돌아보면 ‘정말 주님의 은혜로 할 수 있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떤 찬양은 곡을 다 익히는 데 시간이 촉박하고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탓에 너무나 부끄러울 만큼 제대로 된 연주를 올려 드리지 못했다. 반면 충분히 연습해 놓은 곡은 연습 때보다 그 이상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주님이 이끌어 주시기도 했다.
연습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고 주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이 도와주시고 찬양을 통해 은혜 주시는 것을 매번 경험한다. 한번은 찬양대원들과 ‘죽임당하신 귀한 어린양’(로저 스트래더 곡)을 찬양했는데 “만군의 주님 여호와/ 영광과 찬양 드리세/ 영원토록”이라는 가사가 큰 감동을 주었다. 나의 죽어야 할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피 흘려 대신 죽어 주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영원히 찬양하자’는 가사 내용에 큰 도전을 받았고 찬양을 향한 사모함과 마음가짐도 더 강렬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때론 충성하면서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서 ‘내가 괜히 오케스트라에 충성하겠다고 자원한 것은 아닌가’ 싶다. 후회까지는 아니지만 마음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내 평생 바이올린으로 찬양하는 것이, 비록 실력은 아직 부족하나 나의 사명이요, 삶의 이유라는 강한 감동을 받아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뿐 아니라 우리 교회 성도라면 누구든지 한 가지 악기를 가지고 오케스트라든 개인적으로든 주님을 찬양했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충성하다 보니, 항상 예배 시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교회에 와서 연습하고 기도하며 온전히 예배드리는 신앙적 유익도 크다. 오케스트라 입단 전에는 예배 시간에 늦는 날도 있었으나, 이제는 늦을 일도 없고 미리 와서 예배 준비를 한 만큼 은혜도 많이 받고 있다.
보통 바이올린은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 악기이기에 너무나도 늦은 나이에 시작한 내가 하는 것이 맞나 싶지만 충성하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실력이 쌓이고 음악적 지경이 넓어지고 있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주셨고, 할 수 있는 상황과 여건을 주셨기에 평생 감사하며 찬양하겠다고 마음먹는다. 또 더 실력을 향상해 기존 단원들과 함께 진실하게 주를 찬양하고 싶다. 오직 연습과 기도로 나아가겠다.
나를 찬양하는 도구로 불러 주시고, 부족한 자를 귀하게 사용해 주시는 분은 우리 주님이시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위 글은 교회신문 <8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