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7-17 13:20:25 ]
엔게디찬양대에 자원하고자 하는 연세가족이라면 누구나 찬양대 자원에 앞서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점을 고민할 것이다. 나도 주일 1부예배에서 찬양하려고 새벽부터 일어나는 것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 처음에는 ‘일단 해 보자’며 엔게디찬양대에 무작정 자원했으나, 나의 의지와 생각만으로 충성하다 보니 처음 염려한 대로 찬양을 서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하나님께 송구한 마음을 안고 몇 주간 찬양대 충성을 멈춘 채 계속 충성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얼마 안 있어 나를 찬양대원으로 다시 불러 주셨다. 시온(청년)찬양대 시절부터 10년 넘게 찬양으로 충성하던 터라 지인들이 애정 어린 목소리로 찬양대 충성에 관해 물어봐 주었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해 “다시 충성하라!”며 애타게 당부하시는 듯해서 결단을 내렸다. ‘네! 주님, 다시 찬양대로 돌아가겠습니다. 이제 주님이 주시는 힘으로 충성할게요!’
1부예배 찬양을 매주 온전히 올려 드릴 수 있을지 여전히 마음속에 걱정이 남아 있었지만,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마음을 다잡고 찬양하자 하나님께서 나의 모든 걱정을 해결해 주셨다. 주일 새벽이면 알람을 맞춰 놓은 시간보다 더 일찍 눈이 떠지는 것이었다. 맑은 정신으로 일어나서 연습 장소로 일찍 향할 힘도 주셨다.
그렇게 오늘날까지 매 주일 1부예배 때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일상에서 오는 피곤 탓에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찬양을 다시 시작하고부터 몸과 마음이 가뿐하여 전혀 힘들지 않았다. 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내 영혼이 기뻐 찬양! 영적 유익도 많아
찬양대 충성을 하다 보면 찬양을 통해 얻는 영적인 유익이 무척 많다. 지난날 내 모습을 돌아보면 일상에서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세속적인 미디어를 가까이하며 생각과 마음으로 죄를 지어 왔고,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영혼에 어두움이 찾아오곤 했다.
그러나 주일 첫 시간부터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에 감사하며 곡조 있는 기도를 올려 드리다 보면 주님과 사이가 금세 회복된다. 곡을 외우느라 주중에도 찬양을 반복해 연습하고 부르다 보면 어두워진 영혼이 깨끗해지고 밝아지는 듯하다.
또 믿음의 가사를 내 입술로 고백하면서 회개하고, 하나님 말씀이기도 한 가사를 직접 선포하면서 은혜받으니 내 영혼이 무척 기뻐하는 것을 느낀다. 1부예배 설교 말씀을 듣기 전에도 찬양하고 연습하며 내 심령이 활짝 열리니, 이어지는 생명의 말씀도 “아멘! 아멘!” 하며 적극 수용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진리의 말씀으로 받게 된다. 할렐루야!
올해 가장 은혜받은 찬양은 조성은 편곡의 ‘거기 너 있었는가’이다. 한마디 한마디 찬양을 올려 드릴 때마다 주님께서 ‘내가 너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고 사흘 만에 부활해서 무덤에서 나올 때! 그때 너 거기 있었니?’라고 물어보시는 듯했다. 예수님의 사랑을 받았노라고 하면서도 일상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와 상관없이 살던 나 자신을 발견했고, ‘과연 내가 이 찬양을 부를 자격이 있는가?’ 내 죄를 하나하나 점검하며 주님 앞에 진실하게 회개할 수 있었다. 회개 눈물을 흘리면서 찬양한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다. 매주 찬양을 통해 은혜 주신 생명의 주님을 어찌 찬양 안 하랴!
찬양대원들을 섬길 기회 얻어 감사
하나님께서는 내게 찬양대원들을 섬길 직분도 주셔서 악보부장으로 충성하고 있다. 악보부장은 대원들이 볼 악보를 연습 때마다 갖춰 놓고, 새로운 곡을 하기에 앞서 찬양대 인원만큼 악보 수백 장을 마련하고 또 기존 악보를 관리하는 충성을 담당한다. 한 달을 시작하기 전 이달의 찬양 일정을 대원들과 공유하고, 혹시 찬양할 곡이 갑작스레 바뀌더라도 대원들이 연습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섬긴다.
<사진설명> 엔게디찬양대 악보부장으로 임명받아 기쁨으로 대원들을 섬기고 있는 김민혁 형제.
또 엔게디찬양대원 SNS 단체방에 악보를 스캔해서 올리고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파트별 음원 파일도 공유해 대원들이 주중에 찬양을 외워 오도록 돕는다. 엔게디찬양대가 다른 찬양대보다 새로운 곡을 많이 하다 보니, 새로운 곡을 할 때는 연습하기 몇 주 전부터 편곡 담당자에게 미리 편곡을 요청드려 파트별 악보를 마련한다.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매주 할 일이 무척 많은 듯하지만, 하나님께서 돕는 자도 보내 주시고 감사함으로 충성하도록 하신다.
악보 관리 외에도 찬양대 다른 직분자들과 협력해 연습 환경 조성부터 찬양대원 간식, 마이크, 보면대, 출석부 비치 등 이모저모 충성도 담당하고 있다. 엔게디찬양대원 모두가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고 내가 가장 부족하고 사랑이 없는 사람인데,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은혜로 이렇게 대원들을 섬기는 데 충성하고 있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찬양대원을 섬기면서 얻는 유익도 있다. 악보를 반복해 보며 가사를 쉽게 외울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 외우는 것을 잘하지 못해 악보를 자주 보면서 외우지 않으면 주일에 온전히 찬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악보를 관리하고, 스캔하고, 잘되었는지 검토하고, SNS 단체방에 올리면서 거듭 익히다 보니 요즘에는 나도 모르는 사이 가사를 다 외워 고백의 찬양을 올려 드리고 있다.
또 찬양대원들을 섬기면서 대원들이 믿음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나의 신앙도 깊어진다. 엔게디찬양대에는 중·고등부 학생도 많이 충성하고 있는데, 그들이 찬양대원으로서 믿음 안에서 충성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뿌듯하다. 10대 시절에 주님과 신령한 추억을 쌓다 보면 어른들보다 빠르게 영적생활이 깊어진다. 찬양대 충성을 하면서 자란 연세청소년들이 청년회에 가서 직분자로 쓰임받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감동받고 은혜받는지 모른다. 나 또한 고등부 시절부터 찬양대 충성을 이어왔기에 하나님과 쌓아 온 애틋한 추억이 많다.
한 가지 마음 아픈 점은 최근 찬양대 인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찬양대원들도 매주 더 많은 인원이 찬양하기를 바라는 주님의 애타는 심정을 동일하게 감동받았을 것이다. 우리 연세가족들이 주일 아침 가장 먼저 찬양을 올려 드리는 엔게디찬양대에 많이 자원하시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영광을 올려 드리던 것처럼 찬양대 자리를 꽉 채워서 감사 찬양하면 좋겠다. 이 모든 일을 행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정리 박채원 기자
| 김민혁(엔게디찬양대 테너, 악보부장)
위 글은 교회신문 <85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