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자녀 양육의 길

등록날짜 [ 2011-01-11 11:15:53 ]

소중한 우리 아이를 더욱 특별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일 것입니다. 명품 옷을 입은 아이들, 학교 끝나면 곧바로 학원에 가서 공부하는 아이들, 아무리 가정경제가 어려워도 아이들을 위한 돈은 줄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노력과 교육비를 지출하고도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상상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자랍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교단(敎壇)에서 느끼고 본 대로 요즘 아이들의 현실과 특성을 말씀드리면서 자녀양육의 해법을 함께 찾았으면 합니다.

첫째, 욕설을 아무 죄책감 없이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많은 아이가 욕설을 사용합니다. 그 수준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이러한 것에 무감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칩니다. 내 아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러나 아이가 사용하는 욕설을 어른들이 바로 잡아준다면 아이는 오히려 고마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많은 학습량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가여워 어른들은 고가(高價) 장난감이나 인터넷게임을 하게 해주는 것으로 애정을 표현합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우리 아이들은 여기서부터 쉽게 욕설을 배운다는 점도 아셨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온라인상에서 시작한 욕설이 오프라인에까지 이어지는 것은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익히는 아이들에게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둘째, 자기표현능력이 과거보다 많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학습장을 보면 이러한 현상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와 같은 질문에 상당수 아이가 ‘재미있는 느낌’이라고 단순하게 표현한다는 점입니다. ‘얄밉다’, ‘즐거웠다’, ‘불쌍하다’ 등의 표현도 아주 익숙하게 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의 경험과 비교하여 말해 보자’라는 질문에는 많은 아이가 ‘경험이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이 없는 우리 아이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것조차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주입식 수업은 매우 흥미롭게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또 흥미 위주의 수업을 도입했을 때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찾아내고 표현하는 방법보다는 즉흥적인 표현을 더 원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의 추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셋째, 친구와 교제하는 방법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나만을 사랑해주기를 원한다는 점입니다.
수업시간에 준비물을 가져와서 공부할 경우, 자신은 가져왔고 옆 친구는 가져오지 않았을 때 그 준비물로 자기만 공부하며 옆 친구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봅니다.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은 친구의 잘못이 크지만, 충분히 옆 친구와 함께 사용하면서 공부해도 되는데 오로지 자신만 자기 것으로 공부하는 아이들이 요즘 아이들입니다.

먹을 것이 있어도 나눠 먹을 줄 모르고, 청소시간에도 각자 자기 구역을 정하여 맡은 구역만 청소하고 그냥 먼저 집에 가버리는 아이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처럼 친구와 소통하기보다는 일방적인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쏟아붓고 자기 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안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 왜 우리 아이들은 남을 먼저 배려하기보다는 내 감정에 지독하게 충실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을까요?

넷째, 공부는 잘하지 못하는데 스트레스만 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그 결과를 보면 이상할 때가 잦습니다. 방과 후 많은 학원에 다니고 심지어는 개인과외를 통하여 공부한 아이인데도 성적을 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학습을 강요받아 온 아이일수록 공부 자체를 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많은 아이가 시험결과가 좋지 않으면 가정에 돌아가 질책과 꾸중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요즘 아이들의 특성 중에서 인성적인 측면은 가족 구성원이 서로 아껴주고 사랑해줄 때 많은 부분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많은 칭찬과 격려와 믿음 속에서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존감을 회복하여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학습에 대한 측면은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관심을 두며 본인 스스로 학습하고자 하는 의욕을 충만하게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아이들로 키워야 합니다. 공부도 습관이듯이 나를 관리하는 능력도 습관화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아이를 짜인 시간표대로 움직이게 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시간, 학습계획을 세워 자신을 움직이게 할 능력을 갖춘 아이로 양육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부모님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과 대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입니다.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는 표현력이 길러지고 사회성이 우수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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