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2-24 10:48:29 ]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기도하게 하시며
때때로 좌절하나 넉넉히 이길 힘 주셔
올해 스물한 살인 나의 큰아들은 무엇이든 자기 의지대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다. 자폐(自斃) 때문이다. 아들의 생각과 언어를 빼앗아 가 버린 영적 존재는 마땅히 들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하여 영혼의 양식을 취할 수 없게 하고, 육신이 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음식도 거부하게 해서 극단적인 편식으로 말미암아 발달(發達)에도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게 한다.
잘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위험한 것에 대한 분별력과 판단도 없으며, 사람을 두려워하여 함께 있는 것도 견디지 못하고, 늘 행동이 산만하고 불안해서 양육하는 이가 어떤 인간관계도 올바로 맺을 수 없게 하니 본인은 물론 함께 사는 가족에게도 엄청난 괴로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아들을 통해 우리 가족 모두를 자녀로 삼아주셨고, 엄마인 내게 믿음을 주셔서 기도하게 하시고, 또 교사라는 귀한 직분도 주셨다.
다행히도 나는 자폐라는 아이의 장애를 안 순간부터 좌절하고 방황하기보다는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내 자식이 가지고 태어난 단 몇 퍼센트의 잠재력만이라도 모두 끄집어내어 좀 더 사람답게 살게 해주려고 몸부림치며 부지런히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그러나 아이 상태가 좋아졌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는 경험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교육에 회의를 느낄 무렵, 1998년도에 담임목사님을 만났다.
‘신이 있다면 이 불가능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도자의 권면을 받아들여 교회를 찾은 날, 설교하시는 목사님에게 어찌 그리 믿음이 가고 존경스럽든지 하나님이 누구신지, 신앙생활이 뭔지도 몰랐지만 무조건 ‘앞으로는 저 분이 하라는 대로만 해봐야겠다’라고 다짐하며 집에 돌아왔다. 급한 마음에 첫날부터 모든 생활을 매일 철야예배 중심으로, 교회 중심으로 바꾸고 열심히 하나님을 만나러 갔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자식을 사랑해서 아이 교육에 모든 것을 바쳤지만, 실상은 아이의 영혼을 괴롭게 한 악한 어미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잘못했노라고 통회자복하며 얼마나 오열했는지 모른다. 기도를 마친 후 눈물 닦은 휴지를 보니 온통 피가 묻어 있었다. 그렇게 피눈물을 흘리기까지 회개하며 주님이 흘리신 피를 뜨겁게 만났고, 그날부터 하나님과 대화를 시작했다.
성령의 감동에 순종하여 유아유치부 교사로 지원서를 낸 후, 지금까지 십 년이 넘도록 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 늦둥이 아들 둘을 낳아 키우는 중에도 마땅히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충성을 쉬지 않을 만큼 열심을 내었다.
그러나 큰아들이 사춘기를 겪으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고집도 세져서 통제하기 어려워지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내 신앙생활과 충성하는 일에 큰 고비를 맞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내 의지대로 할 수 없어 하나님과 사람 앞에 내 체면이 말할 수 없이 구겨지고, 수없이 모이는 자리를 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자존심이 상해서 견딜 수가 없고, 좌절하고 낙망하며 원망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겪으며 더욱 겸손해져야 함을 깨달았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내가 가장 초라해지고 비참해져서 정말 내 힘으로 할 모든 것이 바닥났을 때 가까이 불러주시며 충성에 겸손을 더하도록 축복해주셨다.
하나님은 내 형편과 사정이 어려워지자 더 많은 기도를 하라고 유아유치부 총무라는 자리에 앉히시고, 기도의 영력과 영감을 더해주셔서 환경을 통해 죽이려는 마귀와 대적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또 내게 맡겨주신 책임의 귀중함을 통해 마귀가 함부로 건드릴 수 없게 하셨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시는 중에 깨달아 알게 하셔서 언제나 잘못에서 빨리 돌이키게 하심으로 나와 가족들과 맡겨주신 영혼들을 지키시며 보호해주셨다는 걸 깨닫고, 너무 부끄럽고 염치없고 죄송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아직은 옳은 행실로 모든 일에 본이 되지 못하는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하나님께서 쓰실 수 있는 분량의 교사로 만들어지기 위해 성령의 인도를 받고 있다. 그리고 내 아들의 생각과 언어를 되찾아오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 말씀의 법을 지키는 일과 예수의 증거를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가로막으려고 우리 가정에 들어온 마귀역사와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해결될 일이다. 아직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아 수없는 어려움이 있지만 응답을 약속받았기에 울다가도 짜증을 내다가도 다시 회개하며 그 은혜에 감사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함께 있는 가족들까지도 하나님이 주신 믿음의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마귀역사를 꼭 이기고,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본질에 충실한 가정이 되어 복음을 세심하게 수종 드는 성도로 바로 서고 싶다. 생각을 바르게 갖도록 믿음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