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9-27 14:01:44 ]
사랑부 예배실에 들어선다. 반갑게 달려오는 아이들 틈새로 덥석 내 손을 잡는 커다란 손. 신경을 곤두세워 몸으로 버텨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 하는 순간, 어느새 해민이의 큰 주먹에 머리를 맞은 뒤였다. 그러던 해민이가 지난 주일부터, 찬양 시간에 스스로 앞에 나와 어설픈 몸짓으로 예배를 돕고 있다.
해남이의 손에 이끌리다 보면 손톱 끝으로 한껏 비틀고 꼬집어 팔에 시퍼런 멍이 생긴다. 그러면 안 된다며 혼내는 순간 해남이의 침 세례가 쏟아진다.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한 해남이 또한 주님 안에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유나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는 예민하고 폭력적이었다. 그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 예배시간에 떠들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에게 가차 없는 응징을 가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행동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수차례 알려주었는데 처음엔 알아듣지 못했지만 지금은 예전의 거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좌충우돌 돌아다니며 소리치는 기만이를 바라본다. 천방지축인 모습에 지치다가도 찬양 중이나 기도 중에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볼 때면 성령께서 함께하고 계심에 새 힘을 얻는다.
사랑부 아이들은 조금 특별한 초.중.고등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고사하고 말하는 것조차, 상식적인 행동조차 몸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동현이가 실수해도, 재희가 소리를 지르고 때리고 덤벼들어도, 밤새 게임에 빠져 예배시간에 잠만 자는 승민이가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도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것만으로 감사할 뿐이다.
큰소리로 떠들고 돌아다니는 기만이와 현근이가 예배를 방해하지만, 그저 사랑스러운 것은 주님께서 그 마음을 주셨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막상 챙겨야 할 일들로 분주하거나 몸으로 부대끼며 아이들을 대하다 보면, 예수를 믿으면 구원받고 예수의 피가 우리의 생명임을 전하는 일을 놓칠 때가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믿음의 열매가 맺어지는지 확인하고 싶다. 하나님의 말씀은 생명의 씨인데 우리 아이들도 그 생명으로 말미암아 구원이 그들의 심령 가운데 확실한 믿음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싶다. 아이들 영혼이 꼭 천국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교만과 타성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다독이는 것은 예수의 피 값으로 산, 주님께서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영혼을 바로 연약하고 믿음 없는 내게 맡기셨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