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귀한 직분에 그저 감사만

등록날짜 [ 2012-05-01 13:22:17 ]

교사로서 부족한 점 많지만
쓰임받는다는 기쁨이 더 커

난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잘 모르고 국제 정세를 볼 눈은 더더욱 없는 사람이다. 그저 담임목사님께서 절절히 말씀해주시는 영적, 육적인 국내외 정세를 듣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정말 우리나라가 처한 전쟁의 위기 앞에 덜컥 겁이 난다. 하지만 내심 지옥 갈 걱정은 전혀 없어 안심이다. 내 마음속에 예수께서 든든히 자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많은 이가 예수를 모르는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어느 날 아는 언니에게 예수 믿으라고 전도했다. 구령의 열정도 별로 없이 예수를 전하던 중, 갑자기 주님 앞에 죄인인 내 모습이 보였다. 나를 사랑하사 자기 목숨도 아낌없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주님 앞에 너무나 한 것이 없어 죄송한 마음뿐인  보잘것없는 내 모습, 그리고 자꾸만 감사한 마음이 밀려와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그 후로 기도할 때마다 내가 신부의 믿음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 깨달아져 갈급한 마음이었다. 주일이면 편하게 예배드리고 안일하게 신앙생활 하는 내 모습이 주님께 무척이나 죄송했다. ‘이 못난 죄인이 주님 앞에 나를 온전히 올려 드릴 일이 무엇일까?’ 기도하며 답을 찾던 중, 담임목사님께서 “교육기관에 교사가 부족해요. 어린 영혼을 섬길 교사를 간절히 기다리니 지원하세요”라고 하신 말씀이 나를 사로잡았다.

교사로서 초등부 예배 후에 잠깐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중보 기도하는 그 시간은 정말 뜨겁고 눈물의 회개를 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만은 정말 내가 주님 앞에 죄인 중의 죄인인 것이 깨달아지고,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할 자임을 절실하게 깨닫는 시간이다. 참으로 부끄럽게도 주일 딱 하루만 그런 믿음이 생기니, 참 간사한 ‘하루짜리’ 믿음이다.

그런 내 모습은 마치 초등부 아이들의 모습과 똑 닮았다. 기도시간에 눈 뜨고 기도하지 않는 아이, 휴대 전화만 만지는 아이, 과자 먹는 아이, 그리고 예배시간에 화장실 가는 아이 등. 처음엔 그런 아이들에게 차마 “그러지 마!”라는 말도 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이 그들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주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심을 깨달았는데 얼마나 내 죄인 된 모습이 부끄럽고 초라하던지 하염없이 울었다. 그날 후로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주님이 항상 우리를 보고 계신다, 지금도 이 자리에 와 계신다” 하고 늘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평생 그 주님을 인식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도 나는 죽어야 마땅한 죄인인데 무엇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토록 나를 사랑하셔서 이 복된 자리에 불러주시고 귀한 직분을 주셨는지 그저 감사뿐이다. 많은 성도도 이 복된 자리에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28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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