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장애아 영혼에 사랑을 심고

등록날짜 [ 2012-10-16 11:29:25 ]

몇 년 전에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을 돌봐 준 적이 있다. 그때부터 장애인에게 관심이 많이 갔다. 그러던 중 재작년에 우리 교회에도 장애인을 돌봐 주는 복지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난해에 복지실 충성을 지원했으나 청년회 부장 직분을 맡게 되어 올해에 재차 신청해서 복지실 교사를 하게 됐다.

사실, 복지실에는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배우려고 왔다. 그런데 덜컥 교사 직분을 맡자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고 서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 년 가까이 충성하고 나니 복지실 교사들 간에 사랑이 넘치고, 서로 아껴 주고, 서로 기도해 주는 등 허물없이 다가서고 섬기는 분위기가 무척 좋다.

다른 사람들에게 내 기도제목을 솔직하게 내놓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복지실에서는 내가 먼저 기도제목을 내놓고 기도부탁을 한다. 교사 한 분 한 분이 그 기도제목을 보며 진심으로 기도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소망부 교사로 일 년 충성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단연 하루 20~30통씩 전화하는 조경훈 형제다. 처음 우리 반에 경훈 형제가 왔을 때는 도대체 어떻게 섬기고 가르쳐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님이 주신 지혜로 때론 엄하게, 때론 부드럽게 이끌어 가고 있다. 요즘 들어 경훈 형제가 잘 따라 주어 감사하다.

또 일주일에 다섯 번씩 서울랜드에 가는 A형제도 손에 꼽을 만큼 인상 깊다. 그렇게 서울랜드를 자주 가느라고 한동안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번은 전화로 호되게 야단을 쳤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그 주에 A형제가 교회에 와 주어서 정말 감사했다. 교회에 못 가게 하는 것이 마귀역사라는 것을 그 형제에게 깨닫게 해주는 데는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지치지 말고 잘 가르쳐서 주일엔 꼭 교회에 오게 해야겠다.

복지실 교사로서 어려운 점은, 말 못하는 아이들,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하는 아이들, 교회 나온다고 말하고도 매번 약속을 어기는 아이들, 아무리 반복해서 알려 주어도 행동이나 모습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머무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을 대하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 때문에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다.

그 아이들의 영혼을 담당한 교사로서 그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할 때, 부족한 내게도 조금이나마 주님 심정이 느껴지니 행복하다. 눈을 말똥말똥 뜨고 예배에 집중하는 아이들. 비록 육신은 말씀의 뜻을 못 알아듣겠지만, 그들의 영혼만은 하나님 말씀을 듣고 있다고 느껴질 때는 나를 교사로 써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더 기도하고 싶어진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주님이 말씀하시면 그 뜻에 순종할 것이다. 또 내가 맡은 아이들에게 하루빨리 어떤 결과를 보려 하기보다 하루하루 과정을 소중한 추억들로 남기는, 후회하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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