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기도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

등록날짜 [ 2012-11-06 15:26:55 ]

예배시간에 목사님께서 교사가 많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남 일처럼 흘려들었다. 그런데 기도 중에 성령께서 교사로 지원하여 충성하라는 감동을 끊임없이 주셔서 어디로 지원할까 고민하다가 지인이 충성하고 있는 기관인 중등부에 지원하게 되었다.

‘나같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이런 직분을 주시고 영혼을 맡겨 주시다니….’ 귀한 직분을 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하지만 중등부 아이들을 처음 접했을 때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대체 공과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그래서 ‘보내셨으니 방법도 주시겠지’ 하며 믿고 기도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아이들의 속사정도 알게 하시고, 지혜도 주셔서 내가 어떻게 교사로서 충성해야 할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깨닫게 해 주셨다. 지금은 아이들을 대하기가 한결 편하다.

예전에는 고등학교 때가 사춘기요, 방황의 시기였는데, 요즘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춘기와 방황이 시작되는 것 같다. 우리 반 학생 중에 여러 가지로 염려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래서 교사가 필요한가 보다. 다 착하고 말 잘 들으면 교사가 필요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아이들 미래에 꿈이 없다는 거다. 부모가 정해준 대로 사는 데 몹시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공과시간에 항상 꿈과 비전을 품으라고 말해 준다. 주님께 기도해서 비전을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조금씩 변화의 씨앗이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

또 주일날 다른 학생들 모두 학원 갈 때 예배에 잘 참석해서 하나님 앞에 중심을 보였던 아이가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감동적이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스스로 안타까웠던 점은 교사 경험이 없어 학생들을 오래 기다려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생 처지에서 조금 더 기다리며 기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상처를 주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오히려 주님께서는 아이들을 통해서 나의 신앙상태를 보게 하시고 깨닫게 하신다.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니 조금이라도 성경을 읽어야 하고, 성경을 읽으니까 예배시간에 말씀도 더욱 은혜가 된다. 아이들을 섬기니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을 위한 기도도 많이 하게 된다. 하나님이 충성하는 자에게 복을 주셔서일까. 집안의 우상숭배도 무너져 가고 있으며, 직장환경도 교사 직분을 맡은 이후로 한결 좋아졌다.

앞으로도 학생의 처지에서 아이들의 작은 것까지도 헤아리며 그들의 아픔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반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너 지금 외롭고 힘드니? 안 되는 일 있니? 성적 때문에 괴롭니? 주님께 기도해라. 선생님도 기도할게!’

위 글은 교회신문 <31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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