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지원한 그 마음 그대로

등록날짜 [ 2012-12-26 13:03:24 ]

지난해 처음 교회학교 교사로 지원했다. 그전까지는 청년회에서 직분을 맡았는데, 몹시 지치고 힘든 상태였다. 그 당시에 친한 지인들이 유년부 교사로 충성하고 있어서 용기를 내서 교사 지원서를 쓰고 교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교사 생활 초반에는 신앙생활을 나 스스로 이끌어 가야 해서 힘들고 버거웠다. 교사는 스스로 은혜 받고 기도해야 하는데, 청년 때처럼 곁에서 부장이나 차장이 일일이 간섭해 주지 않으니 처음엔 육신이 편해서 좋은 것 같았으나, 이내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기도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교회에 오지 않고, 와서도 은혜 받지 못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아이들 속에서 내 모습을 보게 하셨고, 기도하게 하셨다.

지난 일 년간 교사로 충성하며 가장 뜨겁게 느낀 점은, ‘내가 그 동안 정말 교만했구나, 정말 감사할 줄 몰랐구나’ 하는 것이다. 불신자 가정 아이들을 위주로 심방하고 전도하러 나가는데, 결손 가정에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다. 그 아이들을 보니, 내가 지금껏 부모님께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깨달아져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깊어졌다.

현재 성곡 초등학교 아이들을 섬기고 있다. 토요일마다 전도를 나가는데 든든한 전도 지원군이 계시다. 우리 요셉부 교사의 부모님이신데 두부 공장을 운영하신다. 그날 만든 두부를 깔끔하게 포장까지 해놓고 전도용이나 심방용으로 주신다. 그러면 그것으로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어 무척이나 용의하다. 가끔은 늘 섬겨주시기에 감사를 잊을 때도 있지만, 전도용품을 챙겨주신 그 사랑으로 더 많은 아이와 가정이 예수를 만나 구원 받기를 기도한다.

올해 그렇게 뛰며 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전도하고 심방한 것 같은데, 아직까지 큰 열매를 맺지 못했다. 더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교사 지원을 한 탓인 것 같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도하고 전도하며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영혼을 마귀에게서 빼앗아 오기를 기도한다. 또 내가 맡은 아이들이 세상을 이길 뿐 아니라 세상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을 전도할 수 있기를 소원하며 기도한다. 아이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해 준비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한 해를 뒤돌아보면, 때로는 내 문제로 힘들고 지치면 써주시는 주님께 감사한 마음 없이 의무로 아이들을 만나러 다닐 때도 많았다. 그럴 때면 내가 아이들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나를 섬겨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고 지쳐 축 쳐진 몸일 때, 아이들이 멀리서 “선생님!” 하고 부르며 다가와 와락 안기면, 어느새 마음속에서 힘이 벌떡 생긴다. 또 공과 시간에 아무리 진지하게 예수를 전해주어도 집중하지 못해서 듣지 않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집중하며 귀를 쫑긋거리고 말씀을 들을 때는 힘이 나고 기쁨이 넘친다.

부족하기만 한 새내기 교사지만, 좌충우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느라 일 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새로운 한 해 교사 직분을 맡았다. 처음 교사 지원서를 작성할 때처럼, 힘들고 지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부모의 심정으로 기도하며 섬기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후일에 우리 반 아이들 기억 속에 ‘그 선생님을 통해서 예수를 알았어!’라고 그려지는 그런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시온 교사
주일학교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1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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