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올해도 나는 이 자리에

등록날짜 [ 2013-01-02 09:04:31 ]

근심과 염려로 보낸 한 해였지만
어느새 영혼 사랑하는 마음 싹터

유아유치부와 유년부에 우리 아이들을 보내며 간혹 주일학교 행사 때 학부모 보조교사로 참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연말께 주일학교에 아이들을 섬길 교사가 부족하다는 담임목사님 말씀에 감동되어 교사 지원을 했다.

이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도 교사 경험이 있었지만 연세중앙교회에서는 주일학교 조직과 예배 분위기며 모든 것이 달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엄마로서 내 아이를 주일학교에 보낼 때는 교사들이 아이에게 주는 사랑과 섬김에 그저 감사할 뿐, 아이들에게 살아 있는 예배를 드리게 하기까지 교사들의 수고가 얼마나 큰지 미처 알지 못했다. 학부모로서 섬김만 받다가 막상 내가 다른 아이들을 교사로서 섬기려 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그저 경험 많은 교사들을 보며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2학년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첫 예배가 있던 주일, 예배실에 가득 찬 아이들과 우리 반 아이들을 맞아 예배와 공과를 끝내고 나니 마치 한바탕 전쟁을 치른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한 달, 두 달이 지나며 우리 반 아이들이 서먹한 관계에서 벗어나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하니 남자아이들 2~3명이 짝을 지어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고 예배 분위기를 흐려 놓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공과 시간에 몸싸움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저히 말로는 야단치기 어려워 회초리를 준비하여 손바닥까지 때리게 되었다. 이렇게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마치고 나면 맥이 풀리면서 남은 1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걱정이 몰려왔다.

염려되는 마음에 점점 교사 직분도 버겁게 느껴졌다. 경험 많은 교사들께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이 같은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나 나름대로 아이들을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았으나 나의 한계를 극복하고 걱정을 잠재울 방법은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장과 가사에 쫓겨 기도에 더 마음 쏟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한 해만 충성하고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러던 중, 여름성경학교 기간이 다가왔다. 성회를 맞아 우리 반 아이들이 습관적으로,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오는 예배가 아니라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 변화되길 기도하며 준비했고, 여름성경학교 기간에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어느덧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예배 때마다 장난치고 야단맞던 아이들이 교회에서 만나면 “선생님” 하며 달려올 때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여전히 아이들을 생각하면 기도할 제목이 많고 어떻게 대해야 할까 염려도 앞서지만, 이제 아이들이 더는 짐이 아닌 사랑할 소중한 존재로 바뀌었다.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 앞에 불순종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인내와 사랑으로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내 안에 영혼 사랑의 마음을 달라고 더 기도하게 된다. 올해도 나는 교사로서 여기에 있다.


/김경화 교사
다니엘부

위 글은 교회신문 <3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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