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01-29 15:14:34 ]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보며
그렇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해
2011년에는 풍성한청년회 소속으로 유아유치부 영어예배 찬양에만 충성하다가, 2012년에는 유치부 소속으로 영어예배 찬양 인도와 신입부 교사로 충성하였다.
처음 영어예배 찬양을 인도할 때는 걱정이 앞섰다. 잠깐이지만 미국에서 생활해서 영어에 어려움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국어는 아니기에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예상한 대로 아이들을 다루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방심하면 아이들은 10분을 못 견디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정말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첫 예배는 참 어설프게 시작했지만, 주님께서는 영어예배를 부흥하게 해 주셨으며, 1년 후에는 180명이 넘는 친구들과 신 나게 찬양할 수 있게 됐다. 오직 주님의 은혜라고밖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또 영어뮤지컬 ‘다윗과 골리앗’을 교사들과 함께 만드는 동안, 그동안 했던 어떤 충성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최고의 감사와 은혜를 경험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돕는 이도 없이 사모함만으로 충성하면서 연약한 가운데 완전케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넘침을 경험했다.
지금까지 2년가량 유아유치부 아이들과 생활해 보니, 아이들이 나를 ‘솔직하게’ 사랑해 주었다.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주님의 말씀은 아마도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을 주고받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라고 하신 말씀이 아닐까. 자신이 좋아하는 사탕과 과자를 주며 쑥스러워하는 아이들의 사랑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혼나고도 금방 잊어버리고 안기는 아이들, 미움을 금세 잊어버리는 아이들. 그에 반해, 다른 사람의 잘못을 끈질기게 기억하고 미워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정말 달라진 점이 많다. 먼저 결혼했고, 그 때문에 부천으로 이사했다. 이제는 신입반이 아닌 5세 반을 맡았다. 내 몸 하나 챙기기도 바쁜데 여러 가지로 많은 부분에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자녀를 두셋씩 붙잡고 충성하시는 엄마 교사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분들은 본인 몸은 아예 제쳐 놓고 자녀에, 남편에, 시댁에, 친정에 그리고 주변까지 알뜰히 챙긴다. 나도 그 대열에 발을 깊숙이 디뎌 본다.
올해 새로 맡은 5세반 아이들에게 벌써 큰 기대가 간다. 유정빈이라는 아이는 지난해 영어예배에 나오다가 올해 유치부예배에 오려니 처음엔 엄마랑 떨어지지 않으려 많이 울었다. 하지만 우리 반으로 배정되면서 울음을 멈추고 예배도 잘 드리고 집에 갈 때도 웃으면서 간다.
그런데 지난주에 정빈이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예배가 시작할 무렵까지 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또 울며 엄마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쓰나…’ 잠시 후 뜻밖에도 정빈이는 전도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예배시간에 전도한 친구까지 의젓하게 챙겨 준다. 구령의 열정은 5세 유치부, 막 울음을 끊은 아이의 여린 마음에도 한가득이다. 이런 곳에서 충성하게 되어 감사하다. 내게 도리어 가르침을 주는 아이들을 맡겨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
/황옥경 교사
유아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32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