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타성에 젖은 나를 돌아보며

등록날짜 [ 2013-01-22 11:40:11 ]

2010년 5월에 노방전도를 받아 처음 우리 교회에 왔다. 그해 하계성회에 참석하여 뜨겁게 주님을 만났다. 그 후에도 전도하신 분이 정성스럽게 섬겨주고 청년회에서 세심하게 배려해 주어서 성령 충만하게 신앙생활을 했다. 예전부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신앙생활을 하며 주위 분께 많은 섬김을 받고 나니,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장애인 예배부서인 교회복지실 교사로 지원했다.

교회복지실 중에서도 성인 지적장애인 예배 부서인 소망부로 배정이 됐다. 현재 소망부는 52명이 교사들의 섬김으로 예배드리며 각종 활동을 하고 있다. 첫 수업에서는 보조 교사 임무를 수행하였다. 소망부에서 예배드리는 이들은 지적장애와 아울러 몸이 불편한 이가 많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은혜를 사모하여 예배에 집중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소망부 교사들이 맡은 이들을 정말 열심히 섬기는 모습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소망부 장애인 지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 예배에 참석한 이들을 가족처럼 섬기는 모습 등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물씬 느껴졌다.
 
정식으로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 3명을 배정받았다. 그 중 조동진(가명) 형제는 자폐장애가 있는데, 옆 사람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다. 기도하는 시간에는 동진 형제에게 “기도”라고 말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동진 형제도 나와 똑같은 말과 행동을 했다. 말씀을 들을 때는 “말씀”이라고 이야기하며 양반다리를 했다. 그러자 동진 형제도 똑같이 말과 행동을 따라 했다.

한번은 예배시간에 오른손을 계속 움직이고 있어서 내 오른손을 내 무릎에 올렸다. 그러자 동진 형제도 움직임을 멈추고 자신의 무릎에 오른손을 올렸다. 어느덧 동진 형제는 내가 “기도”라고 이야기만 해도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말씀”이라고 이야기만 해도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 동진 형제에게 “동진아, 담당 선생님 누구야?” 하고 물으면 “엄성현 선생님”이라고 대답한다. 지난주에는 예배시간에 처음으로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내 옆에서 예배를 드렸다. 아직 정확하게 기도하고 말씀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동진 형제가 본인의 의지로 기도하고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을 예배할 날이 올 것을 믿는다.

처음 주님을 만났을 때 맛본 성령 충만함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느덧 타성에 젖고 이기적이고 욕심 많게 살았는데, 교회복지실 소망부 교사로 충성하며 그런 마음이 점차 사라진 것을 느낀다. 짧은 교사 기간에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 생각한다.

사회에서는 중학교 교사로 일하는데, 평소 어떤 문제 학생이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도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다. 교회복지실 소망부에서도 주님께서 맡기신 귀한 영혼을 주님 주시는 힘으로 끝까지 기도하며 섬기고 싶다. 이들이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로 변하기까지 돕고 싶다.


/엄성현 교사
교회복지실 소망부

위 글은 교회신문 <3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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