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진짜배기 교사를 꿈꾸며

등록날짜 [ 2013-03-05 13:59:02 ]

처음에는 초등부 6학년 아이들을 맡았다.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 채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만났다. 말씀을 전할 지식도, 기도도 부족한 내게 주님은 영혼을 섬기며 영적으로 더 성장하게 해 주셨다. 기도하지 않던 내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할 때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을 마주할 때마다 내 속에 가득한 죄만 보여서 회개의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초등부와 유년부 교사를 거쳐 중등부 교사를 맡으면서 느낀 것은, 우리 아이들은 키가 크건 작건, 나이가 많건 적건, 정말 그 마음만큼은 순수하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주님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하시는데, 마음이 아무리 무겁고 힘들더라도 아이들을 만나면 신기할 만큼 마음속 무거운 짐이 사라진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만 처음 만나는 순간은 항상 두렵다.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처음 만날 때도 많이 두려웠다. 이렇게 많이 성장한 아이들에게 내가 과연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참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걱정과 고민은 내 힘으로 뭔가 해 보겠다는 교만한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고 기도했다.
‘주님, 아이들을 만날 때 내 생각, 내 의지, 내 감정, 내 행동을 주님이 강권하여 다스려 주세요.’
그제야 내 마음을 차지하던 걱정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는 감동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중등부를 맡으면서 다른 중등부 교사들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큰 도전과 감동을 받는다. 내가 어렸을 때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급속히 발달하는 인터넷 매체와 첨단 과학이 지배하는 환경 속에서 게임, 술, 담배 등 세상 즐거움으로 마음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도 변하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혈기 한 번 내지 않고 영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섬겨 주는 교사들과 그로 말미암아 조금씩 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은혜를 받는다. 나도 주님의 마음을 품고 끝까지 인내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만 있다면, 더 큰 기쁨과 감사가 없을 것 같다.

교사라는 큰 타이틀을 부여받았지만, 정작 주님은 아이들의 모습으로 나를 가르치고 계신다. 내가 어린아이와 같은 심령으로 주님을 순수하게 사랑하기를 원하신다. 아이들보다 나이도 많고, 몸도 더 크고, 인생을 더 살았지만, 주님 앞에서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나 자신을 보고 또 본다. 그리고 가끔 교회에서 “선생님~” 하고 불러주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자격도 없는 나를 믿고 따라주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고 고마울 뿐이다. 6~7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이들에게 준 사랑보다 오히려 내가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어릴 적 내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학교 선생님은 되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불러 주셔서 천하보다 값진 소중한 영혼을 섬기는 진짜 교사가 되었기에 이미 내 꿈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주님이 쓰시는 진짜배기 교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주님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다.


/조혜영 교사(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32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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