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가슴 뭉클한 사랑을 느껴

등록날짜 [ 2013-03-20 16:16:40 ]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교회학교 교사를 맡았다. 10명 정도가 예배에 나오는 반이었는데, 내가 반을 맡은 이후로 아이들이 하나둘씩 빠지더니 나중엔 3~4명 정도 나오기도 했다. 날마다 아이들 이름을 불러 가며 기도로 영적 싸움에 승리해야 하는데 개인사에만 매달려 지냈더니 내게 아무런 영력이 없어 어린 영혼들을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나중에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말씀을 듣고 깨닫고는 내가 놓쳐 버린 영혼들이 엄청난 부담이 되어 회개했다.

그 후로 15년간 주일 아침이면 교사로 아이들을 만났다. 그러다 교사를 쉬게 되었는데 몸은 편해도 마음은 늘 편치 않았다. 연세중앙교회에 다니면서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아이들을 키우느라 감히 교사로 충성할 생각조차 못했다. 그러다 작은아이가 유아유치부에 갈 나이가 되자, 10년 공백을 깨고 다시 교회학교 교사가 되었다. 다시 교사가 되어 연세중앙교회 교사들을 보니, 마치 개척교회 목회자처럼 열심인 모습이었다. 내 마음과 달리 연세중앙교회 교사들은 주님 마음으로 꽉 채워져 있었다.

유아유치부 교사로 3년을 마치고, 지난 12월 교회복지실 교사로 왔다. 복지실은 교사와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타 교육 기관보다 적지만, 하는 일은 다양하다. 교사 한 사람이 학생을 1~2명 정도 맡으니 교사도 많이 필요한 곳이다.

교회복지실에는 특정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설교 끝말을 늘 따라 하는 아이, 아무 때나 손뼉 치는 아이, 화나면 선생님이건 친구건 뒤통수를 때리는 아이, 큰 소리를 지르는 아이…. 팔을 계속 휘두르며 때리는 아이 손을 잡고 예배드리는 교사들을 볼 때면, 마음이 왠지 뭉클하고 존경스럽다.

내 자녀에게서 하루에도 수없이 “엄마”라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주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아이에게 받으면서도 힘들면 아이에게 불평하고 야단친다. 그러나 복지실에는 자녀에게 엄마, 아빠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어본 부모도 있다. 그래도 자녀의 영혼을 위해 조건 없는 사랑을 퍼부어 준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고, 내가 내 자녀를 품고 사랑치 못한 것이 큰 교만이고 죄임을 느꼈다.

하나님께서는 달란트 비유처럼 많이 맡은 자에겐 많이 찾으신다고 하셨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주셨으므로 물질이건, 시간이건, 영적 자원이건 혼자서 여유롭게 누려서는 안 된다. 내게 많이 맡기시고 나를 통해 여러 사람에게 고루 나누어 주시길 원하시는 주님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그간 남보다 믿음 생활에 방해받지 않는 환경에서 자랐건만, 내 마음속엔 감사와 주님 심정이 부족했다. 이제 하나씩 깨닫고 회개하며 비록 한 달란트일지라도 땅에 묻어 두지 않고 열심히 그분의 일에 쓰임받아 영혼의 때에 후회가 없도록 감사로 충성하는 자가 되고 싶다.


/김현숙 교사(교회복지실)

위 글은 교회신문 <33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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