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10-22 10:36:26 ]
청년회에서 충성하다 2007년에 친누나가 권유해 주일학교 교사에 지원했다. 친누나가 오래전부터 주일학교에 오라고 권면했으나 항상 ‘NO’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청년회 활동에만 익숙하여 주일학교가 낯설었다.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탓에 어린아이를 섬기는 일 역시 어렵고 힘들다고 여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조금씩 마음이 끌렸고 결국 교사로 지원했다. 5년 동안 초등부에서 아이들을 다양하게 섬기다가 올해 중등부 교사로 임명받았다.
초등부에서 5년 정도 있다가 중등부에 오니 지금 중등부에서 신앙생활 하는 아이들의 어렸을 때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초등부 때 어리광만 부리고, 예배 때 친구들과 장난치고, 기도할 때 멀뚱멀뚱 눈 뜨고, 예물로 군것질하고, 선생님께 반항하여 통제하기 힘들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큼 자랐다. 이제 중등부 2~3학년이 되어서 임원을 맡고 워십, 주니어 찬양반, 섬김이로 의젓하게 자란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려고 앞자리에 앉아서 무릎 꿇고 눈물로 진실하게 기도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하나님이 일하시고 역사하심이 놀라워 감사를 드린다.
중등부에 오니 새삼 중학생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중등부 아이들 상당수가 ‘사춘기’라는 명목으로 세상에 빠지는 모습을 보며 세상 유혹이 매우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 또한 청소년 시기를 겪었지만 지금은 나 때와는 또 다르다. 어린아이들이 화장을 하고 짧은 옷을 입고, 게임 중독에 빠지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며 더 빠르고 악하게 변하는 문화에 입이 벌어진다. 자유분방하고 에너지 넘치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이 받은 달란트와 에너지를 주님을 위해 발산할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한다.
중등부에 와 보니 우리 교사들이 쏟는 수고가 절대 헛되지 않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 아이들에게 큰 변화가 없어 힘든 갈등을 겪을지라도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안다. 초등부 때 통제 불능에 사고를 쳐서 부모님과 선생님 마음을 아프게 하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어 하나님 은혜로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며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 교회에서 자라 모태신앙이지만 도벽이 심하던 아이가 변하고, “하나님이 어디 있어요? 지옥이 정말 있나요? 난 안 믿어요” 하며 따지던 아이들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담배 피우다가 걸려서 혼나던 아이들이 차츰 하나님 사랑 안에서 올곧아지는 모습을 보면 부모와 교사가 쏟는 기도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기도로 열매 맺은 사랑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다 보니 교사 초창기에 찾아오던 포기와 좌절도 사라졌다.
반마다 말썽꾸러기가 있기 마련인데 그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싶다. 예수의 마음을 말만이 아닌 마음과 행동으로 사랑을 전하고 줄 수 있는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다.
/김종범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35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