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풍성한 영의 양식 먹이고파

등록날짜 [ 2014-05-28 09:25:55 ]

처음 교사에 지원할 때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 설렘 반이었으나 올해로 3년째 교사생활에 임한다.
3월부터는 신입반에서 등반한 학생 중 예수 안 믿는 가정의 아이들을 맡아서 주일 오전 예배에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예수 안 믿는 가정의 아이들을 교회에 데리고 와서 정착하게 하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심정으로 아이들을 섬긴 신입반 교사들의 수고와 눈물의 기도가 아이들에게 흠뻑 배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어느 정도 교회에 정착해서 등반한 아이들이지만, 신입반 바통을 이어받아 정성과 마음을 쏟지 않으면 결코 유지할 수 없는 반이라는 현실에 사뭇 부담감이 크기도 했다.

오전반 아이들은 주일 아침마다 지역 담당 교사가 찾아가서 10명 정도 교회에 데리고 온다. 물론 지역 담당 교사들이 토요일에 만나서 맛있는 것을 사 먹이며 놀아 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어 주며 심방 겸 친교를 나눈다. 부모님을 따라서 나들이 가는 날도 있으므로 그만큼 복음 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몇 년째 꾸준히 심방하다 보니 이제는 선생님을 보기만 해도 마냥 좋아한다. 지역 담당 선생님들의 사랑에 젖어서 교회까지 따라온다고 보면 좋을 듯하다.

그렇게 매주 정성을 들여 교회에 출석하게 한 아이들이 정작 예배드릴 때 하나님 말씀을 받아 먹어야 하나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웠다. 전도사님께서 전해 주시는 말씀만 귀담아 들어도 영적인 성장이 훨씬 더 있을 텐데…. “애들아, 전도사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잘 들어 봐.” 애가 타는 마음으로 아이들 등을 두드리며 채근해 보지만 그때뿐이다. 예수 안 믿는 가정의 아이들에게는 영적인 사모함도 없을뿐더러 영적인 설교를 들을 만한 기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떻게 데려온 아이들인데….’ 교회에 왜 나와 앉아 있는지 목적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을 품고 기도했을 때 ‘사랑으로 보듬고 끼고 앉아 가르치라’는 감동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어린아이에게 밥을 떠먹이듯 영적으로 미숙한 아이들 심령 안에 토닥거리며 복음을 넣어 줘야 한다는 생각이 순간 떠올랐다.

반별 공과공부 시간이 되면 공과를 바탕으로 자료를 크게 만들어서 보면대에 걸어 놓는다. 둘러앉은 반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식으로 주고받으며 가르친다. 이해를 도우려고 그림 자료도 덧붙여서 아이들 성향대로 잘하면 선물 스티커를 붙여 주고, 흥미를 느낄 만한 자료도 만들어 매주 20분 정도 반별 공과공부를 진행한다.
 
연세중앙교회에 나오면서 맨 처음 흰돌산수양관에서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을 때, 진흙에다 칼을 던지면 푹푹 꽂히듯이 내 심령에 그 말씀이 날아와 꽂히던 경이로운 체험을 했다. 아이들 심령에도 주님 말씀이 그렇게 푹푹 꽂혀,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예수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리라 믿음으로 바라본다.

‘오늘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공과공부에 몰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기대하며 그들에게 먹일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영의 양식을 만들려고 오늘도 마음속 앞치마를 둘러본다.


/오지영교사
다윗부

위 글은 교회신문 <38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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