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이제야 주님 심정 느껴져

등록날짜 [ 2014-08-18 13:48:16 ]

고교 2년생일 때,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성회에 참석해 예수를 뜨겁게 만났다. 그 후, 기도와 충성으로 신앙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2014
년도에는 대학생이 되면서 바로 주일학교 요셉부 교사로 첫걸음을 뗐다. 대학부로 올라갈 시기에 수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교사로 충성할 생각이 없었다.

나 하나 바로 서기도 어려운데, 내가 어떻게 어린 영혼들을 섬긴단 말인가?’

그 후, 여러 선생님과 친구의 조언을 듣고 교사지원서를 쓰는 순간까지도 반신반의했다. 정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목사님의 설교는 힘이 되었다. 어린 영혼을 섬기고, 더 나아가 그 부모들까지 섬기는 교사는 그 어느 충성보다 값지다는.


막상 1학년 9반으로 반 배정까지 받으니 책임감이 생겼다.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설레었다. 아직 내가 누구를 가르칠 처지는 아니지만, 성경을 더 공부해서라도 내가 맡은 아이들에게 말씀을 제대로 알려 주고 예수를 만나게 하고 싶었다.

드디어 첫 수업 시간, 우리 반에 배정된 아이들을 만났다. 내가 교사라는 점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용돈을 꺼내 당장 슈퍼에 가서 먹고 싶다는 과자며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서 그 애들에게 주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공과시간에는 내용에 맞는 그림을 그려 가서 시각 교재로 쓰며 말씀을 들려주었다. 아이들은 정말 순수했다. 아이들이 집중하고 재밌게 들어 줘서 고마웠다.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점점 익숙해지니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도 편했다. 또 아이들이 교회 오는 것을 재밌어 하니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아이들끼리 서로 친해지니 산만해지고 또 아직 혼자 기도하는 것을 힘겨워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정회원반 아이들은 신앙생활이 타성에 젖어 기도 시간에 몸을 흔들며 기도하는 시늉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 일 년 전만 해도 나도 학생 신분이었으나 막상 처지가 바뀌어 교사가 되어 보니 학생 때 예배에 집중하지 않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기도하는 척만 했을 때 꾸지람 하시던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보았다.

이번 여름성경학교 때 아이들이 열심히 찬양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니 교사인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섰다. 대학생활을 하며 나도 모르게 세상 문화와 풍속에 젖고 있었다. 천국과 지옥을 보고 온 순수한 아이들의 간증을 들으면서도 내 모습을 반성했고, 주님 일에 더 시간과 물질과 마음을 투자하지 못한 내 모습이 못내 부끄러웠다. 그날 통성기도 시간에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줄 때 정말 마음이 진실해졌다. 평소 눈물로 기도하지 못했는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간절히 기도해 줄 때 그 아이도 진실되게 기도했다. 이 모습들을 볼 때, 주님은 내가 잘나서 교사로 써 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워서 어쩔 수 없이 나를 통해 일하시고 계신 것을 느껴 죄송했다.

나도 주님과 관계를 회복하고 더 큰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크고 깨끗한 그릇이 되고 싶다. 한 달란트가 아니라 다섯 달란트 받는 자가 되고 싶다. 마지막까지 교사 직분을 잘 감당해서 열매를 맺고 요셉부 아이들이 장차 모두 천국 가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내가 여기까지 온 것도, 귀한 영혼 맡겨 주신 것도 모두 다 주님의 은혜다.


/김선희교사

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9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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