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님 말씀을 전하는 기쁨

등록날짜 [ 2014-10-27 13:15:19 ]

연세중앙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일한 지 10년째다. 사실 교사로 충성하고 싶어도 선뜻 용기가 생기지 않아 머뭇거리고 있을 때, 둘째 아이의 주일학교 담임교사가 권면해 힘을 냈다.

처음엔 주일학교 교사로 지원했다. 주일학교에서 섬긴 아이가 셀 수 없이 많지만 한 명 한 명 좀처럼 잊을 수 없다. 첫해에 맡은 역곡 지역 아이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하나같이 예수 믿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한겨울 어느 주일, 뜻밖에도 아이들이 한 명도 예배에 나오지 않았다. 내가 섬기는 아이들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으니 왜 그리 서글프던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혼자서는 도저히 주일학교에 들어갈 용기가 없어 걸음을 대성전으로 돌렸다. 청장년 예배가 끝나 텅 빈 대성전 한쪽에서 펑펑 울면서 기도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아이는 부모님이 일 나가시고 빈 집에서 혼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뜨거운 물에 데였다고 했다. 또 한 아이는 집에서 쫓겨나 맹추위에 밖에서 떨고 서 있었다고 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 기억들은 아직도 내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한다. 당시 아이들을 위해 한 기도는 정말 뜨거웠고 진지했다.

주일학교 교사는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 아이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도로,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년 전, 섬기던 아이들을 따라서 중등부로 왔다. 중등부에서는 주일 공과 주제로 십계명을 자주 활용한다. 십계명으로 주일 공과를 진행하다 보면 나 자신도 은혜를 받는다. 십계명에는 영적인 길이 압축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만 섬겨야 한다고, 우상숭배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고, 그리고 주일을 온전하게 지키라고 십계명대로 양육한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우리 반에 예쁜 여자아이가 있는데 두 해 전에는 주일에 곧잘 지각했다. 십계명 공과를 2년 정도 듣고 나더니 아이가 이제는 예배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절대 지각하지 않는다. 올해는 하계성회에도 자발적으로 참석하고, 성회 기간에 목사님 말씀을 듣고 눈물로 진실하게 기도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영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예쁘다. 고등부에 가서도 지금 이 모습이 변치 않으리라 믿는다.

교사로 10년간 섬기는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도 큰 축복을 주셨다. 시부모님께서 예수를 믿게 되었고, 변함없이 믿음으로 사셨다. 또 불의의 사고에서도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켜 주셨다. 선착장에서 우리 차가 뒤집혔는데, 차가 한 번만 더 뒹굴었다면 그대로 바다에 빠질 위험천만한 순간 차가 멈췄다. 일가족 8명의 목숨이 살아 있다는 사실은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다. 주님께서 지켜 주신 건강한 육신으로 아이들을 더욱 섬겨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다.

교사라는 직분은 감사가 넘치는 자리다. 주님께서 건강을 허락해 주신다면 교사로 계속 충성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 가며 젊은 시절과 비교해 왕성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주님 사랑과 말씀을 전달하는 교사 직분이 참으로 좋고 감사하다.

윤석전 목사님을 담임목사님으로 모시고 믿음생활 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주신 큰 축복이라 생각한다. 교사 직분으로 주님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길을 열어 주셔서 감사하며 모든 영광 주님께 올려 드린다.


/이정희 교사

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0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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