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부족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으로

등록날짜 [ 2014-12-15 14:55:21 ]

한 해 돌아보니 결국 아이들을 향한 기도 만 남게 됨을 느껴

 

올해 전도팀에서 광명지역 아이들을 담당했다. 전도팀을 처음 맡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전도하러 나가서 말 한마디 못 붙이고 거리만 배회하다 돌아오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이처럼 가장 부족한 교사였지만 하나님께서는 나 같은 신임 교사에게도 아이들을 사랑할 마음을 주셨다.

광명지역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비신자인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부모가 신앙생활 하지 않는데도 아이들이 예배에 잘 나오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하나님 말씀을 듣는 것이 무척 신기했다. 뭐든 다 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겨울성경학교가 끝나니, 비신자 부모들이 갑자기 아이들을 교회에 보내지 않았다. 아이들이 은혜를 많이 받아 과거의 행동과 달라지니 작으나마 비신자 부모와 영적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막연하게 교회를 오해하거나 핍박하는 자가 없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런데 실제로 아이들의 부모가 성경대로 가르치는 것을 오해하고 하나님 말씀대로 주일 성수하고 제사 지내지 않는 아이들을 핍박하는 사례를 실제로 접하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이런 영적 전쟁을 모르고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해 왔는지 알게 됐다.

교사는 아이들의 영적 성장을 돕고 방해하는 이를 막아내야 할, 하나님이 보내신 지원병이다. 그런데 비신자 부모를 둔 아이들이 영적 전쟁터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능력 없고 부족한 내 모습에 낙담했다.

한 번은 아이들을 심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났다. 한 영혼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천국 가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무척 감사했다. 또 성도의 영혼이 잘되도록 기도하시며 신앙생활 잘하기를 바라시는 담임목사님의 안타까운 심정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도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선배 교사들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회에 나오도록 묵묵히 섬기셨을 귀한 충성이 차례로 떠올라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금은 부모님이 반대해 교회에 나오지 못하던 아이가 하나님의 크신 은혜 덕분에 다시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교회에 못 오게 되었을 때 덮쳐오는 마음의 무거운 짐, 그와 반대로 아이가 다시 교회에 오게 되어 주일에 약속 장소에서 교회 차량에 탈 때의 넘치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반에는 여전히 부모와 친척의 반대, 게임과 TV 같은 세상 유혹을 이기지 못해 예배에 불참하는 아이가 많다. 얼굴을 못 보고 전화도 받은 지 오래된 아이들 얼굴이 계속 눈에 밟힌다. 아마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내게도 있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올 한 해 가장 부족한 사람을 교사로 써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앞으로도 맡겨 주신 영혼을 섬기는 일에 쓰임받고 싶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주님께 귀하게 쓰임받는 날이 오길 고대할 것이다


/곽호영 교사

다니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1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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