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마음을 열고 사랑을 전하며

등록날짜 [ 2015-01-19 11:44:07 ]

7년 전 고등부에서 청년회로 등반한 후, 직분을 맡았으면서도 맡은 영혼을 사랑하거나 섬길 줄 몰랐다. 사랑 없고 교만한 내 모습이 괴로웠지만 쉽게 바뀌지 않았다. 1년 전, 마침 고등부 담당부장님께서 교사 지원을 권면하셔서 고등부에 다시 발을 들였다.

처음 맡은 반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반갑거나 잘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 ‘제발, 1년만 잘 버티자하는 생각으로 한주 한주를 보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하계성회가 다가왔다. 우리 반 아이들은 바쁘거나 학업에 열중한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아이들의 무관심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계성회 이틀째 아침부터 일이 터졌다. 우리 반 아이 하나가 정말 말을 듣지 않았다. 예배에는 들어오지도 않고 시시때때로 수양관을 나가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나를 자극하면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 저거 내가 고등부 때 하던 행동인데.’

고등학교 시절, 학생예배에 나가지 않은 채, 교회를 이리 저리 돌아다니던 내 모습이 그 학생을 통해 똑같이 재연된 것이다. 해마다 나를 섬겨주신 선생님들을 이유 없이 미워하고 연락도 받지 않던 나. 우리 반 아이를 통해 지난날의 내 죄를 발견하고는 중.고등부 시절 잘못한 행동을 눈물로 회개했다. 여태껏 나를 위해 기도했을 선생님들께 무척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또 내가 맡은 아이들에게 무관심했던 일이며, 나로 말미암아 상처받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반년이 지나도록 아이들을 사랑해 주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가득했던 교만한 내 모습을 뜨거운 눈물로 회개했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회개케 하시고 깨닫게 하시려고 고등부에 보내주신 것 같다. 그 후 새로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세상을 따라가려고 주님을 등진 채 예배 시간에 은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리고 사랑스러웠다.

지난해 초만 해도 한 해만 교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2014 회계연도가 끝날 즈음, 교사 지원서를 다시 쓸 때가 다가왔다. ‘내가 올바른 교사가 될 수 있을까? 마음을 열고 학생들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한 해 동안 아이들을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변할 수 있게 은혜 주신 주님께 감사하기도 해서 올해도 고등부 교사에 지원했다.

지금은 영혼을 향한 구령의 열정과 사랑을 달라고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하루하루 교사 직분을 잘 감당하려고 노력한다. 그 노력마저도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힘을 주셔야만 한다는 것도 깨닫는다.

영원히 지옥 갈 수밖에 없던 나를 예수님의 귀한 보혈로 구원해 주시고, 영원한 천국을 허락해 주신 것이 정말로 감사하다. 게다가 교사 직분까지 주셔서 까맣게 잊어버린 지난날의 잘못을 회개케 하시니 더욱 감사하다. 내가 받은 큰 사랑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는 교사가 되게 하시니 이 또한 감사하다. 기쁜 마음으로 하루하루 사는 것도 주님이 내 안에서 끊임없이 일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부족하고 자격 없는 나를 교사로 사용해 주시고 충성하게 하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돌린다.


/김민지 교사

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1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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