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1-26 13:45:27 ]
2014년 직분 임명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친구가 같이 교사로 지원하지 않겠냐고 물어보았다. 내게는 그 말이 하나님이 주신 기회처럼 느껴져 지원했다. 막상 지원서를 냈지만, 당시 나는 내 영혼 하나 제대로 못 챙길 만큼 믿음이 무너져 있었다.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 내 영혼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린아이들의 영혼을 살릴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기도하게 되고, 더 말씀에 은혜 받기를 사모하게 되면서 내 믿음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나서 한 가지 신기하면서도 감사한 점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그 기도말이 다 내 말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들은 말씀을 가지고 죄를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기도해 주다 보면 내 속에도 그 죄가 있는 것을 많이 느꼈다. 기도해 주면서 나도 같이 회개하는 참 진귀한 경험이었다. 임명된 첫해에는 찬양 반주를 하신 선생님 반에 보조교사로 들어갔다. 그 반은 부모님이 대부분 신앙생활 잘하고 열심히 충성하시는 가정의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복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예배 시간에도 태도가 좋은 편이었다.
그중 한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부모님이 열심히 충성하셔서 거의 1등으로 예배실에 도착해 맨 나중에 가는 아이인데도 찬양 시간에는 멍하니 찬양하고, 말씀 듣는 시간에도, 기도하는 시간에도 은혜 받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1년이 거의 다 돼 갈 때쯤 그 아이는 가슴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진실하게 찬양하는 아이로, 공과 시간에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선생님을 따라 기도하는 아이로 변화되었다. 처음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매우 감사하고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신입반 아이들, 그러니까 불신 가정의 아이들을 섬기고 있다. 아이들의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 말씀을 듣고 사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도 어렸을 때 들은 말씀이 있었기에 우리 교회로 인도되어 예수님을 뜨겁게 만났고, 담임목사님도 강단에서 어렸을 때 들은 말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고백하시듯 말이다.
교사로 충성하면서 응답받은 큰 기도제목이 있다. 바로 성전 근처로 이사 오게 된 것이다. 원래는 강서구에 살아서 교회까지 빠르면 왕복 1시간 반, 길면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런데 지난해 4월쯤 빠른 시일 내에 이사해야 하는 사정이 생겨 팀원 선생님들께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주일 팀모임 시간에 합심으로 기도하였다. 그때가 50일 작정 기도회 기간이었다. 기도회 때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강한 확신을 주셨다. 가족 중에 비신자도 있고, 다들 우리 교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움직이셔서 마침내 교회에서 10분 거리로 이사하였다. 아직 가족이 우리 교회에 나오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주님께서 만나 주시리라 믿는다.
아이들을 섬기면서 아이들에게 주기보단 오히려 받은 것이 더 많다. 사랑을 주고, 은혜를 끼쳐야 하는 내가 오히려 더 많이 받는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이다. 이 축복을 더 많은 이가 알고 누렸으면 한다. 부족한 자를 불러 사용하시고, 늘 붙드시는 주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장유정 교사
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2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