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6-15 14:20:23 ]
지난해 고3 수험생활을 하는 동시에, 고등부 신입반 섬김이로서 ‘또래 영혼’을 섬겼다. 직분을 받자, 교우 관계로서만 친구들을 챙기는 수준을 넘어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품고 섬기려는 주심 심정이 내게도 생겼다. 친구 영혼이 잘 되길 바라며 기도해 주고, 신입반 친구들이 교회에 잘 적응해 예수를 만나고 신앙생활 잘하게 하고 싶었다.
주님 심정으로 친구들을 섬기게 하신 것이 무척이나 감사했고, 주님을 만나지 못해 방황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아이들을 섬기고 싶어서 올해는 중등부 교사로 지원했다.
중등부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내 심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솔직히 막막했다. 개성이 뚜렷한 아이들에게 내가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 육신의 생각과 내 힘으로 하고자 했기 때문에 오는 염려라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교사 직분에서 오는 중압감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니, 차츰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영혼의 때에 당할 참혹한 사정이 눈에 보이는 듯하고 주님께서 내게 맡겨 주신 아이들이라는 사명감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
올 1월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동계성회에 가는 날, 우리 반에 새로 온 학생이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자기 자녀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셨고, 담당 교사인 내게 “꼭 예수님을 만나도록 선생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순간, 자녀를 예수 안에서 양육하려는 부모님을 둔 그 학생이 무척 부러웠고, 한편으로는 ‘부모님의 기도가 쌓여 꼭 응답받는 날이 올 테니, 저 학생은 참 행복한 아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예수 믿는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녀가 빨리 예수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저 말없이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기다려 주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정말 감사하고 존경스러웠다.
교사로 사역한 기간이 비록 6개월밖에 안 되지만, 주님 일에 쓰임받는다는 감사를 느낀 적이 많다.
한번은 학생들과 예배를 드리는데, 한숨이 절로 나왔다. 큰소리로 떠들어 제재해도 교사의 말을 한 귀로 흘려버리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순간, 성령께서 뜻밖의 감동을 주셔서 깜짝 놀랐다.
‘희연아, 저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네 모습이란다.’
교사 말을 안 듣는 아이들 모습이, 주님께서 수십 번이나 명하신 일에 불순종을 반복한 죄인 된 내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하나님께 불순종한 지난날을 회개했고 나와 하나님 관계를 돌아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상반기를 지내는 동안 느낀 점은 중등부 학생들은 굉장히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외모를 자신과 비교해 시기, 질투하거나, 의미 없이 툭툭 내뱉는 말에 곧잘 상처받는다. 친구나 교사의 관계에도 굉장히 예민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어떻게 예수님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에는 내 육신의 생각이 아닌, 주님의 생각으로 주님이 일하시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소한 일이라도 육신의 생각은 항상 배제하며 충성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반기에도 나를 통해 일하실 주님을 기대하며 기도로 준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박희연 교사
제1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3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