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6-22 14:21:40 ]
지난해 5월, 윤석전 담임목사님께서 예배 시간에 ‘충성’에 관해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내게 영혼을 지키라는 성령의 음성으로 다가왔다. 기도하며 성령의 감동에 따라온 곳이 교회복지부다.
지금껏 신앙생활 하며 느끼는 점이지만, 내가 교회복지부 교사가 된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성령께서 원하시는 일을 찾아 순종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성령의 감동대로 순종하지 못할 때 몹시 괴롭고, 순종했을 때 성령이 어떤 분인지를 알게 돼 멋진 성령님께 드리는 감사가 기쁨 속에 눈물이 되어 쏟아진다.
교회복지부 교사가 되면서 경혜(가명)를 처음 만났다. 경혜는 서른 살이 넘은 자폐장애자다. 당시 경혜를 만났을 때, 그 영혼의 상태에 눈물만 났다. 대체로 자폐장애자는 일반적인 대화가 어렵지만, 경혜는 조금 더 어려웠다. 성령이 개입하지 않으면 아무런 공감도 나눌 수 없는 그 친구와 나. 그저 막막하고 답답했다. 성령께서는 그 영혼을 위해 울며 아파하며 기도해 주기를 원하셨다. 경혜와 만나면서부터 내 죄를 더욱 회개하게 됐고, 성령으로 예배드리고 성령으로 울며 기도하게 됐다. 영혼을 병들게 해 육체를 사로잡고 영혼의 때를 위해 살지 못하게 막아 놓은 악한 마귀역사와 저주 속에 갇힌 그 영혼.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기까지 사랑한 영혼이다. 그 영혼이 자유해지려면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 대화가 어려운 경혜에게 성령께서는 계속 ‘예수’를 말하라고 감동하신다.
해가 바뀌자 경혜와는 헤어지고 신애(가명)라는 친구를 맡게 됐다. 신애 역시 하나님께서 계획해 놓으신 친구였다. 신애와 처음으로 예배드릴 때, 영적으로 힘이 덜 들었다. 이전보다 장애자를 섬기는 일이 수월해 놀랍고 신기했다. 알고 보니 이전에 신애를 맡았던 교사들과 직분자들이 쌓아 놓은 기도 응답의 역사였다.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드리며 내 안의 성령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했다. 신애는 항상 웃었다. 먹을 것을 주면 좋아하고 손을 잡으면 손장난도 친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참 예뻤다. 매주 교회복지실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신애와 한창 정다운 추억을 쌓아가던 중, 신애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다. 장애자들 중에는 말로 표현을 못하기에 지병을 앓아도 가까운 가족에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감자기 세상을 떠날 때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신애가 죽기 바로 전 주일예배 때였다. 그날따라 신애는 무척 많이 웃었다. 나와 눈도 자주 마주쳤다. 그 영혼이 내게 눈으로 말하는 듯했다. ‘고마워요’라고. 나는 순간 신애의 눈을 피했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그저 미안했다. 그래서 성령과 함께한 신애와의 마지막 시간이 더욱 잊히지 않는다. 내 안에 한 성령으로 내 영혼과 신애의 영혼이 함께 예수 피를 찬양하며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게 하시며 예배드리게 하신 성령님. 사랑해 주신 성령님께 영원하신 예수 이름으로 감사한다. 다시 성령의 은혜로 올해는 교회복지실에 와서 처음 맡았던 경혜와 함께하게 됐다. 앞으로 성령께서 책임져 주실 시간 또한 감사한다. 성령님, 사랑합니다.
/김춘선 교사
교회복지부
위 글은 교회신문 <43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