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08-31 13:12:25 ]
20대 후반, 노량진에서 전도받기 전까지 세상에서 내 나름으로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외로웠고,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웠다.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으나 기댈 곳 없는, 정신적 빈곤 상태였다.
사실 이모의 전도로 교회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다녔다. 고등학교도 미션스쿨로 배정됐다. 키 순서대로 자리를 정할 때,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친구가 옆자리에 있었는데 그 친구와 고교 시절 내내 단짝으로 지냈다. 3년간 친구 따라 특별활동으로 복음성가반에 들어갔다. 그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도 1년간 출석했다. 하지만 믿음은 통 자라지 않았다. 주일에 왜 교회 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기도할 때도 ‘예수’라는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어릴 적 이모와 다녔던 교회에서는 ‘예수’를 왜곡해 가르쳤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나는 예수님을 떠났다. 그때 마지막으로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이 정말 살아 계시다면, 살아 계심을 제가 알게 해 주세요, 나를 만나 주세요….’
누구를 만나서 어떤 가르침을 받느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변하게 한다. 그리고 영혼의 때에 천국이냐, 지옥이냐를 판가름한다. 어떤 교회, 어떤 목회자, 어떤 직분자를 만나느냐는 것도 한 영혼을 생명으로도, 사망으로도 이끈다.
연세중앙교회에 와서야 진정으로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났다. 찬양할 때, 기도할 때,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전율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을 뜨겁게 느낀다. 하나님은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 예전에 할 수 없었던 ‘감사합니다, 예수님’이란 말을 이제 수도 없이 반복한다. 삶 속에서 주님의 말씀을 체험할 때, 그 말씀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절감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를 만났지만, 나는 여전히 나태하고 게으르고 정욕적이다. 직분은 그런 나를 돌아보게 하며 회개케 한다. 나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것이 유치부 교사로 자원한 이유다. 특히 유치부 아이들의 맑은 영혼과 교감할 때 내 안에서 솟구치는 기쁨을 느낀다. 때로는 힘들어 불평불만 할 때도 있지만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영혼들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 내 사랑하는 자식같이 여겨져서 그저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선생님~’ 하며 아이들이 나를 쫓아다니고, 내게 안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이 예배드리는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져 기도하며 울기도 한다. 담당 전도사님이 전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통해 더 많이 깨닫고 은혜받는다. 단순하지만 참진리인 말씀을 놓치기 싫어 메모하고 사진을 찍는다. 이것을 유치부 예배를 궁금해하시는 부모님께 메신저로 보내 드리면 부모님도 은혜받으시는 듯해 감사하다.
또 담임목사님께도 감사한다. 똑같은 성경 말씀이라도 인본주의, 합리주의로 오역하는 목회자들이 많은데, 오로지 하나님 뜻을 살피시고 올바르게 전하시기 때문이다. 담임목사님의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진리의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올바른 신앙의 가르침으로 아이들의 믿음을 성장시키며 섬기는, 낮은 자가 되고 싶다. 교사라는 직분을 통해 죽어 가던 내 영혼을 살리시고 또다시 나를 사용하시는 성령님께 감사한다.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린다.
/이은정교사
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