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2-07 14:48:19 ]
성장통. 중등부 교사이자 그 또래 사춘기 아들을 둔 엄마로서 짠하게 가슴에 다가오는 단어다. 아이들은 중학생 시기에 몸도 생각도 훌쩍 자라느라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느라 겪게 되는 성장통. 2011년 회계연도에 중등부 교사로 온 날부터 성장통을 겪느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헤매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남일 같지 않았다. 내 아들마냥 같은 심정으로 기도하며 아이들의 엄마 같은 마음이 되어 그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중등부 교사 첫 시간. 예배당에 하나둘 들어오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마음이 먹먹했다. 부모님이 예배 가라고 해서 억지로 왔는지 무표정과 무관심으로 시간만 때우다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눈에 밟혔다. 이 귀한 예배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고 가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교사 첫날부터 주님 심정으로 애절하게 기도했다. 일주일 동안 세상에서 세상 지식에 묻혀, 세상 사는 법을 배웠을 아이들. 반면 예수 안에서 어떻게 영원히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계획도 없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예배에서 큰 은혜를 받길 간절히 바라고 주일예배만 드리러 오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학교 교육보다 더 영향력 있는 말씀 전하기를 날마다 무릎 꿇고 기도했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우리 반 아이들이 장차 주님 일에 쓰임받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각자 자기 달란트에 맞게 주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자라 주님께 값지게 쓰임받으리라는 기대와 소망에 기도하는 맛이 났고, 아이들을 볼 때마다 주님 주신 비전을 되새겼다.
우리 반 영지(가명)는 커서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열심히 충성하고 찬양하고, 학업도 우수해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이 속이 꽉 찬 아이다. 흰돌산수양관 성회 때마다 비전을 이룰 지식과 지혜의 은사를 달라고 기도하며 주님 일과 공부에 온 힘을 다했다.
어느덧 고3. 하루는 영지 어머님이 영지가 의대 지망을 포기하고 일반대에 가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대에 갈 형편이 여의치 않고 영지 스스로도 자신이 없어서라고. 나는 어머님에게 주님이 영지를 향해 기대하시는 바를 전했다.
“어머님, 그 꿈을 포기하면 단순히 직업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영지가 품어온 삶의 이유와 목적을 버리는 겁니다. 영지를 하나님의 기업으로 키우세요. 하나님이 물질도 지혜도 주십니다. 어머니 돈으로 키우면 어머니 자식 되지만, 기도와 믿음으로 키워 주님께 드리세요.”
요즘 영지를 위해 드리는 기도가 한층 더 뜨겁다.
‘주님, 우리 영지를 써주세요. 주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세요.’
아이들이 환경적인 제약으로 주님이 주신 비전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올 들어 다시 한 번 주님께서 교사 직분 주시고 써주시니 감사하다. 아이들에게 교사인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 이 아이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사로서 하나님께 사용되기에 내 영혼이 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을 그저 성도가 아닌 ‘그리스도의 군사’로 키워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더욱 기도하며 섬긴다. 말세 때 바울처럼 베드로처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위대한 인물들이 되기를.
“우리 주는 광대하시며 능력이 많으시며 그 지혜가 무궁하시도다”(시147:5).
/임미림 교사
제2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6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