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5-12-14 14:17:07 ]
한 해 돌아보면 부끄럽지만
변화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내년에도 감사로 충성할 것
2015년을 앞두고 우리 교회가 유아부(4~5세)를 신설했다. 어린 자녀가 딸려 충성하는 데 제약을 받던 터라 ‘육아와 충성을 동시에 할 부서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유아부가 생긴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교사 지원서를 냈다.
예전 고향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처음 충성한 부서도 유아부였다. 그때 간직한 좋은 추억이 유아부 교사로 다시금 충성하게 이끌었다.
처음 만난 5세 아이들은 수줍음이 많아서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떤 아이는 낯가림이 심해 교사가 안아 주거나 손을 잡아도 싫어했다. 반면, 활동적인 아이는 얌전히 예배드리기를 무척 힘들어했다. 예배 시간에 설교 말씀을 잘 듣게 하려면 진땀을 빼야 했다.
그래도 우리 반 아이들이 그저 예뻤다. ‘어떻게 하면 어린아이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도울까’ 하는 생각이 늘 마음에 가득했다.
유아부 예배는 4~5세 아이가 엄마 품을 떠나 처음으로 혼자서 드리는 예배라, ‘행여 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과 만나는 일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우지 않을까?’ 은근히 염려됐다.
아이들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꼭 만나길 바라는 마음에 늘 조심스러운 행동과 마음으로 사랑하고 격려하고, 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가르치는 동안, 어느덧 한 해가 지났다.
일주일 전, 내년이면 여섯 살이 되는 우리 반 아이들을 유치부(6~7세)로 보냈다. 내가 손잡아 주는 것을 싫어하던 아이는 이제 내 품에 안기길 좋아하고, 수줍음 많던 아이들도 내 말에 잘 호응하며 함께 웃는다. 예배시간에 얌전히 설교 듣기 힘들어하던 아이는 여름성경학교에서 은혜받은 이후 완전히 변해 예배를 무척 잘 드린다. 설교 말씀에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역시 하나님의 능력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2016년에도 다시 유아부 교사로 충성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아이들은 멋지게 성장했지만, 정작 교사인 나는 너무 부끄러운 뒷모습만 남겼다. 유아부 교사와 팀장 직분을 잘 감당하고 싶었지만 올해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고 가정환경이 발목을 잡았다. 생애 처음으로 응급실에 다녀오고 디스크 판정을 받을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토록 소망하던 토요일 전도 모임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
감사하게도 담당 전도사님과 동료 교사들이 그런 나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 주었다. 합심해 기도하는 시간마다 내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그때마다 얼마나 부끄럽고 또한 감사하던지…. 너무나 부족한 나를 끊임없이 사랑으로 지지해 준 동료 교사들과 내가 죽도록 충성하기를 기대하시는 하나님께 보답하고 싶어 2016년에도 유아부 교사 지원서를 썼다. 2016 회계연도에는 더욱 기도로 무장하고 성령 충만하여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마음을 굳게 다지며 한 해를 값지게 충성하리라.
/정선애 교사
유아부
위 글은 교회신문 <4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