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귀하디 귀한 우리 아이들

등록날짜 [ 2016-01-04 13:33:25 ]

자신의 믿음보다는 부모의 믿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모태신앙으로 자랐다. 중학생 시절에 사춘기를 맞자 신앙의 방황을 크게 겪었다. 그 혼돈의 시기를 누구보다 진하게 경험했기에 중학생들을 조금이나마 섬기고 싶어 20세 되던 2년 전, 중등부 교사로 지원했다.

지난해 제2중등부에서 중1과 중3 학생을 맡았다. 그해 맡았던 20명 남짓 되는 중3 학생들이 올해 고등부로 등반하자 그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이번에는 고등부 교사가 됐다.

겨우 교사 2년 차인 신입교사지만 학생을 섬기면서 느낀 보람은 적지 않다. 특히 우리 반 아이들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거나 동·하계성회에 참석해 생명의 말씀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을 때는 정말 보람을 충만히 느꼈다. 평소 교사인 내 말을 잘 듣지 않던 아이들이 울면서 말했다.

선생님, 말을 잘 안 들어 죄송했어요.” 방탕한 지난날을 회개한 아이들은 그 나이 대다운 순진한 아이들로 변했다. 아이들의 강퍅한 마음을 녹이셔서 은혜받게 해 주신 주님께 무척 감사했다.

사실 그동안 힘들고 지쳐 교사를 그만하고 싶을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애절하게 전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들으며 자랐기에 주님이 왜 나를 사랑하셨는지 뻔히 알면서도 그런 얄미운 마음이 가끔 나를 엄습했다. 그럴 때마다 주님께 무릎 꿇어 회개하고 다시 주님 앞에 나아가려고 애썼다. 휘청휘청 믿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늘 주님께 죄송했다. 잘하는 것 하나 없지만, 주님은 그런 내게 교사라는 귀중한 직분을 주셨다. 그 은혜를 차마 감당할 수 없다.

우리 반에는 연진(가명)이라는 아이가 있다.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성회에 세 차례 참석하는 동안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회개했는데도 며칠 지나면 다시 술과 담배와 세상에 물들어 버리곤 했다. 지난 1년간, 자꾸만 죄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 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연진이를 자주 심방하고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연진이는 울면서 말했다.

저도 죄짓기 싫어요! 술 먹기 싫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있을 때는 그 죄를 이길 수가 없어요.”

그간 연진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심방 후, 연진이를 위해 기도하면 주님께서는 겉보기와 달리 그 아이의 영혼은 더욱 울고 있다는 감동을 주셨다. 주님이 주신 마음으로 연진이를 위해 더욱 눈물로 기도했다. 연진이는 요즘 술과 담배를 모두 끊고 신앙생활 잘하고 있다.

2016년에도 주님께서 주신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을 섬기며 한 해를 시작하고 싶다. 올해도 때로 지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기도할 것이다. 교사 직분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기에, 힘을 주시기에 넉넉히 할 수 있는 것을 믿는다.

2016년에도 맡겨 주신 아이들과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여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진원 교사

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6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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