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4-25 14:00:47 ]
2년 전, 다섯 살 된 둘째 아이가 교회학교 유아부(4~5세)에 출석했다. 그 무렵, 윤석전 담임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교사로 충성해 줄 것을 당부하셨다.
“매해 교회학교 학생들이 늘어나 교사가 부족합니다. 자녀가 교회학교에 다닌다면 교사로 지원해서 아이들을 섬기십시오!”
목사님께서 애절하게 전하시는 말씀에 감동해 유아부에 지원서를 썼다. 청년 시절에 교회학교 중.고등부 교사로 수년간 충성했지만 4~5세 어린아이들을 맡게 되자 걱정부터 앞섰다. 긴장도 됐다. 그런데 막상 첫 예배드리는 날, 유아부 아이들이 생각보다 의젓하게 예배드리는 모습에 오히려 은혜를 받았다.
짧은 교사 경력이지만, 교사로 충성하는 동안 부모의 신앙이 자녀들의 믿음에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부모의 신앙에 따라, 또는 부모가 교사와 얼마나 소통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신앙도 비례했다. 엄마가 예배시간에 일찍 오면 아이들도 일찍 오고, 엄마가 성경을 읽으면 아이들도 매달 성경읽기상을 받는다. 그만큼 가정에서 성경 읽기를 습관화 했다는 뜻이다.
엄마가 예물을 잘 준비해 주면 아이도 매주 예물을 하나님께 정성껏 드린다. 통성 기도할 때 눈물 흘리며 진실하게 기도하는 아이를 보면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굴까 궁금해진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학부모 간담회나 가정 심방할 때 “교회학교에서도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전해 주고, 아이의 신앙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만큼 성장하므로 유아부에서 시행하는 기본적인 교육 지침을 잘 따라 줄 것을 당부한다.
교회학교 교사인 나 역시 두 자녀를 둔 부모이기에,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사상이 무엇인지를 잘 안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내 자녀처럼 사랑해 주는 것이다. 그런 교사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내 자녀가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고 바른 태도로 예배를 드리고 믿음과 지혜가 자라기를 기도한다.
보람찬 교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 유아부 교사로 지원할 당시, 많이 망설였다. 교사들은 아침 8시 30분에 1부예배를 드린 후 아이들을 섬기는데 바쁜 직장 생활에다 아이 둘 딸린 몸으로는 감당하기 벅차다고 여겼다.
하지만 염려와 달리 교사 직분을 맡은 후 더 부지런해졌다. 또 유아부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순수하게 받아들여 그 말씀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은혜받는지 모른다. 아이들처럼 하나님 앞에 더 정직하게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어린아이들을 맡은 교사로서 그들의 신앙을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끼지만 그런 마음 때문에 더욱 기도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신앙을 유지한다.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한다.
요즘 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반 아이 중 예배 때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주셔서 말 한마디, 눈빛 하나라도 진심과 사랑으로 섬기게 하셨다. 어느 날 그 아이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별처럼 빛나던지…. 사랑받는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예수님이 피 흘려 값 주고 산, 귀한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인 나는 과연 그렇게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뒤돌아보았다.
이제는 매주 아이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렌다. 또 교사 직분을 감당할 수 있음에 감사해 유아부 예배를 사모하며 기다린다. 유아부 교사로 써 주시며 주 안에서 기쁨을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송주영 교사
유아부
위 글은 교회신문 <477호> 기사입니다.